민노총 총파업 시작…하투 전운 감도는 산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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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총 총파업 시작…하투 전운 감도는 산업계
  • 박규빈 기자
  • 승인 2023.07.0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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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중·한화오션 노조, 유류비 상품권 지급·정년 연장 등 요구
철강업계, 수익성 악화 탓 시름…노조 투쟁 전개에 골머리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 독자 인상안 압박…대한항공선 미정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대법원 앞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불법 파견 비정규직 파업 손해배상 대법원 선고에 따른 금속노조 기자회견’에서 조합원들이 손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대법원 앞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불법 파견 비정규직 파업 손해배상 대법원 선고에 따른 금속노조 기자회견’에서 조합원들이 손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전국민주노동총연맹(민주노총)이 3일부터 대규모 파업에 돌입하면서 올해 산업계의 '하투(夏鬪)'가 본격 시작되는 분위기다. 산별 노동조합들 중 집단 규모가 가장 큰 전국금속노조에 속한 사업장들은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민주노총은 용산 대통령실앞에서 '윤석열 정권 퇴진'을 외치며 오는 15일까지 2주일 간의 총파업에 나섰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 기간중 40만명 넘는 근로자들이 파업에 참여해 20만명 가량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민이 민주주의를 위해 사용하도록 부여한 권한을 윤석열 대통령은 근로자 탄압, 민생·민주·평화 파괴에 사용하고 있다"며 "조합원 120만명이 단결해 윤 정권을 몰아내고 노동 중심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민주노총은 이번 총파업의 핵심 의제로 △윤석열 정권 퇴진의 대중적 분위기 확산 △최저임금 인상 및 노조법 2·3조 개정(노란봉투법 입법) △민영화·공공요금 인상 철회·국가 책임 강화 공공 의료·공공 돌봄 확충 △과로사 노동시간 폐기·중대재해 처벌 강화 △언론·집회·시위의 자유 보장 △노조 탄압·노동 개악·친재벌·반노동 폭주 저지 △일본 핵 재처리수 해양 투기 저지 등 현안 관철 △총선 전 근로자 정치 세력화 등을 언급했다.

민주노총은 서울 외 경기·인천·경남·부산·전북·광주·울산·대전·강원등 전국 15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기자 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와 관련,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꾸려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앞서 노조 집행부는 지난달 29일 임시 대의원 회의를 개최해 만장일치로 쟁의 행위를 결의했고, 오는 7일 12시부터 11일 18시까지는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과 교섭을 12회 이어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노조는 호봉 승급분을 제외한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 공동 교섭 태스크 포스(TF) 구성, ESG 경영위원회 참여 보장, 노사 창립 기념일 50만원 상당 현대오일뱅크 상품권 지급, 하청 근로자 하계 유급 휴가 5일 제공 등을 요구하며 사측과 대립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쟁의권을 갖게 되더라도 곧바로 파업을 전개하지는 않겠으나, 휴가 전까지 회사가 납득할만한 제안을 내놔야 이로울 것이라며 사측을 상대로 협박하는 모양새다.

새로운 주인을 맞은 한화오션에서도 하투의 기미가 보인다. 노조는 지난 3월 임금 단체 협상 요구안에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 근속 수당 일괄 1만원 인상, 정년 1년 연장(만 61세)·임금 100% 보전, 사무직 처우 개선 등을 사측에 전달한 바 있다.

그러나 한화오션 사측은 현 구간별 근속 수당 5000원 인상, 타결 100만원·상생 100만원 등 격려금 200만원 지급, 정기 호봉 승급분 포함 기본급 8만8000원 인상 등의 내용으로 화답했고, 노조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수익성이 줄어 고전을 면치 못한 철강업계도 노조의 과도한 요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노총 소속 포스코노조는 기본급 13.1% 인상, 조합원에게 자사주 100주 제공, PI 제도 신설, 중식비 12만원→20만원 인상, 정년 연장, 임금 피크제 완전 폐지, 하계 휴가 5일·휴가비 50만원 신설 등 21개 사항을 요구했다.

한편 포스코는 노조의 요구안을 들어주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포스코홀딩스 실적은 지난해 매출 84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4조9000억원으로 집계됐지만 영업이익이 46.7% 줄어들었다.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인해 냉천이 범람해 공장이 침수됐고, 이로 인해 1조34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손실을 입었다. 또한 순이익도 50% 감소한 3조6000억원이다.

특히 철강 자회사 포스코는 생산·판매 감소 7904억원, 복구 비용 3800억원, 재고 손실은 949억원이라고 공시했다.이에 따라 포스코는 원가 절감과 수익성 강화, 유동성 확보 등 3개 목표 달성 목적으로 비상 경영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는 호봉 승급분을 제외하고 기본급을 18만4900원 인상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영업이익의 25%를 성과급으로 내놓으라고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4분기 2759억원 손실을 기록했고, 또한 5년 간 1060억원 가량 손해를 본 중국 베이징 법인 매각에 착수했다.

필수 공익 사업장으로 지정된 항공업계에서도 제한적으로나마 파업이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동조합(APU)은 92.4%의 찬성률로 지난 7일 오전 10시부터 '준법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은 10%대의 연봉 인상을 해달라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노조는 "사측이 1조2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산업은행을 위시한 채권단을 방패막이 삼아 독자적인 임금 협상을 피하고 있고, 쥐꼬리만한 급여 인상률을 제시한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이륙 2시간 전에 시작하던 운항·객실 승무원 브리핑은 규정에 따라 1시간20분 전에 진행하고, 활주로를 내달려 이륙에 이르기까지의 속도 역시 관련 법규를 지키기로 했다.

때문에 일부 항공편에서는 조종사들의 단체 행동 탓에 지연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에서는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조종사들은 현재 임금 대비 17.5%를 올려달라는 입장이고, 사측은 2%대 인상안을 제시한 상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당사는 노조와의 협상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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