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제출 미비로 한때 파행…조 후보자 자료 제출 후 재개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조 후보자가 미국 엑손모빌 자회사로부터 수억대 주택 임대수익을 받은 의혹을 두고 대립했다. 여야는 인사청문회 초반 조 후보자 자료 제출 미비 관련 공방에 한때 파행했다.
국회 정보위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2년 3개월간 엑손모빌 자회사가 (후보자의 용산구 소재 자택에) 근저당을 설정했는데, 건물 어디를 얼마에 임대한 것이냐, 무슨 용도로 썼느냐"며 추궁했다.
조 후보자의 엑손모빌 자회사 임대수익 의혹은 지난 10일 국회 정보위 소속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제기한 것이다. 홍 원내대표에 따르면 엑손모빌의 국내 자회사인 모빌코리아윤활유 주식회사는 조 후보자 자택에 2017년 9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27개월 동안 약 3억 2000만원의 근저당을 설정했다.
사실상 월세를 선지급하는 방식으로 임대료를 지급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다. 홍 원내대표는 3억 2000만원을 27개월로 나누면 월 임대료가 약 1200만원이라는 주장이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권영세 통일부 장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도 고액 월세 로비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한 총리는 엑손모빌과 AT&T로부터, 권 장관은 모토로라로부터 주택을 임대하고 선 월세를 받는 방식으로 임대수익을 올려 논란이 일었다.
여당은 야당 공세에 조 후보자를 엄호했다. 정보위 여당 간사 정점식 의원이 "엑손모빌이 통상적인 임대료 이상을 지급할 이유가 있느냐. 엑손모빌과 인연이 있었느냐"고 묻자 조 후보자는 '자택의 한 층은 가족이 거주하고, 또 다른 층은 임대를 내줬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무슨 용도로 썼느냐는 질문에는 "사람이 와서 살았는데 (엑손모빌 자회사) 지사장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엑손모빌과 연관성은 전면 부인했다. 그는 "(임대 기간 당시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갑자기 공직을 그만뒀고, 다시 공직으로 돌아간다는 희망이 없어 혜택을 줄 이유가 없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는 조 후보자의 자료 제출 미비와 관련해 대립한 끝에 청문회 1시간 만에 파행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조 후보자가 병역·재산 관련 자료를 사전에 제출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으며 '자료 제출 없이 시작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자료 제출 요구가 지나치다'며 청문회를 진행해 우선 의혹을 해소하자고 요구했다. 이후 조 후보자가 자료를 제출하면서 인사청문회는 정회 1시간여 만에 재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