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 파격 특화 상품 출시에 시중은행 맞불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최근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세에 시중은행들이 긴장을 끈을 조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그룹 내 플랫폼을 기반으로 지난해 역대 최대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물론 전국 단위 영업망, 실적의 규모 등에서 아직 전통 상업은행을 따라잡는 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인터넷은행의 기세 만큼은 거침이 없다.
12일 금융업계에 대한 취재를 종합하면, 기존 전통 상업은행들은 최근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세를 주의 깊게 살피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시장 점유율을 조금씩 높여 나가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들이 여신 금리를 낮추고 평생 무료 환전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역마진을 감수하고서라도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며 “손해를 보면서도 고객을 끌어들여 리테일 영업 부분에서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을 향한 전통 은행의 견제 분위기도 감지된다. 토스뱅크는 최근 평생 환전 수수료 무료라는 파격 조건을 내 걸며 소비자의 이목을 끌었다. 이에 시중은행들도 다양한 혜택을 담은 외환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14일 해외여행 특화 카드인 ‘SOL트래블 체크카드’를 출시한다. 우리은행도 100%까지 환율 수수료 우대를 적용하는 외환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다만, 인터넷은행 특유의 비대면 영업의 한계점 역시 존재한다는 의견이다. 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예·적금·대출 등 리테일(소매) 부분에서 시장 점유율이 오르고 있는 점은 유의미하게 지켜 봐야 한다”면서도 “기업여신, 자산관리 등 전통 상업은행이 그간 수행해 왔던 대면 영업의 강점이 분명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인터넷은행들이 은행업 체계를 완전히 갖춘 상황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지난 7일 ‘2023년 4분기 실적발표 설명회’에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4785억원이라고 밝혔다. 전년 동기(3532억) 대비 35.5% 증가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3549억원으로 전년 대비 34.9% 늘었다. 지난해 연간 이자수익은 2조481억원으로 2022년(1조2939억원)보다 7542억원(58.3%) 증가했다. 순이자마진(NIM)은 지난해 4분기 기준 2.36%로 직전 분기(2.31%) 대비 0.05%포인트 상승했다.
고객 수의 비약적 증가도 눈에 띈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4분기 기준 고객 수는 2284만명으로 2022년 4분기(2042만명) 대비 242만명(12%) 늘었다.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 주간활성화이용자수(WAU)도 증가세다. 2023년 4분기 평균 MAU와 WAU는 각각 1758만명, 1266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2년 4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약 150만명, 약 160만명 증가했다.
카카오뱅크는 “전 연령대에서 고객 저변이 넓어지고 있다”며 “2023년 말 기준 연령대별 침투율(연령별 인구 대비 카카오뱅크 고객 비율)은 2022년 말보다 모든 연령대에서 늘었다”고 말했다.
반면 지방은행의 경우 지역 경기 침체와 맞물려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충당금 설정, 상생금융 비용 등이 반영된 결과다. BNK금융의 지난해 지배주주 지분 순이익은 6303억원으로 전년 대비 18.6% 줄었다. 은행 부문에서는 6267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전년 동기보다 10.3% 감소했다. 경남은행이 1.9% 증가한 2476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부산은행은 16.8% 감소한 3791억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