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홍해 무역 항로 불안 지속에 정부가 수출 기업을 위한 '컨틴전시 플랜' 가동에 나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주재한 '민관합동 수출확대 대책회의'에서 비상 계획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컨틴전시 플랜은 기존의 홍해 물류 대응 대책을 종합·강화한 것으로, 운임 상승을 고려한 시나리오별 지원책을 담고 있다.
정부는 작년 11월 홍해에서 후티 반군이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을 시작한 이후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던 물동량의 상당수가 희망봉 항로로 우회하는 등 물류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현재 수출품의 선적과 인도, 국내·외 생산, 에너지 도입 등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운송 기간이 기존보다 10일가량 지연되는 것을 비롯해 운임 상승, 선복 부족 등을 호소하는 수출 기업이 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한국무역협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홍해 사태 등으로 물류 애로를 겪고 있다고 답한 수출입 기업은 74.6%에 달한다.
정부는 이번 컨틴전시 플랜에서 글로벌 운임 수준에 따라 3단계로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해상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2000∼2700포인트면 1단계를 적용해 수출 기업에 물류비, 선복, 유동성 등 지원을 강화한다.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1000포인트 수준이던 SCFI는 최근 2100포인트 안팎까지 올랐다.
이에 정부는 현재 1단계 지원책을 시행 중이다. 1단계에서 정부는 미주·유럽 등 공동물류센터를 긴급 지원하고, 수출 바우처를 통한 물류비 지원 한도를 기존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확대하는 등 지원을 강화한다.
아울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HMM 등 국내 물류사를 통해 확보한 선복의 일부를 수출 중소·중견기업에 배정하고, 물류 컨설팅을 지원한다. 홍해 사태로 인한 물류 차질로 피해를 본 기업에 대해서는 무역보험의 선적 전 보증 한도를 우대하고, 수출 거래선 유지 등 특별지원을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SCFI가 2700∼3900포인트로 오르면 2단계를 적용한다. 2단계에서는 하반기분으로 배정된 31억원 규모의 수출 바우처를 조기 집행하고, 물류 차질 기업에 대한 보험금 지급 기한을 기존 2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하는 등 유동성 지원에 나선다. 단기 수출보험 만기 연장 등 특별지원도 한다.
SCFI가 3900포인트를 넘어갈 경우 적용하는 3단계 조치에서는 관계 부처 협의를 통해 추가로 물류비 확대 지원 방안을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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