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은 통합 이후 내부 소음을 잠재우는 것이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한항공은 기업결합 승인을 받아야 하는 14개국 중 13개국에서 승인을 받아내면서 미국 당국의 심사만 남겨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큰 이변이 있지 않는 한 미국이 승인을 허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품게 되면 단숨에 세계 7위권의 메가케리어(초대형 항공사)로 도약하게 된다.
통상 모든 기업간의 인수가 그러하듯 대한항공도 아시아나의 색채를 지워나갈 것이다. 항공기, 직원들의 유니폼 등의 눈에 보여지는 부분부터 내부적인 직원들의 생각까지 대한항공의 하늘색을 입히는 것이 주요 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색채를 지우는 것은 장기적으로 항공사의 경영에 있어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때문에 기업의 통합에 있어 중요한 것은 직원들의 융화다. 두 항공사가 오랜 역사를 지닌 만큼 하나의 색깔을 만들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대한항공이 미국 경쟁당국의 승인만큼 내부적인 직원들 간의 편 나누기를 신경써야 하는 이유다. 행정적인 부분보다 어려운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다. 유니폼 속 마음에 잠재된 팀 나누기는 기업의 경쟁력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불안요소다.
"대한항공 승무원과 아시아나 승무원들간 기 싸움이 시작된 것으로 보이고 실제 현장에서도 각 사들의 승무원들 사이에서 합병과 관련해 잡음들이 나오고 있다."
취재를 다니면서 항공업계 관계자들에게 자주 듣게되는 이야기다. 실제 커뮤니티에서도 대항항공과 아시아나가 합병 될 시 직원들 간의 파벌 싸움은 피해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수의 직원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는 부분은 "회사 내 성골과 진골로 나눠질 것"이라는 말들이다.
미국 경쟁당국의 승인이 떨어져 합병 심사에 마침표를 찍게되면 두 항공사는 2년 동안 불편한 동행을 가야한다. 아시아나가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최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아시아나 합병 이후 '중복 인력 문제'에 대한 직원의 질문에 "중복 인력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정시성, 안전성, 고객을 위한 좋은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모든 분야에서 인력이 더 많이 필요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업계가 바라보는 문제를 해결해야 함에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조 회장은 아시아나 합병 이후 적용할 통합 기업 이미지(CI)와 유니폼 디자인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새로운 '팀컬러'를 구축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조 회장과 대한항공은 내부적인 불씨가 커지기에 앞서 '원팀'이 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원팀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만큼 차별을 지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