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빗썸 점유율 95%...쏠림 심화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지난해 가상자산 투자 심리 위축으로 거래량이 줄면서 국내 거래소의 수수료 매출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는 당기순이익이 6배 넘게 급증해 거래소 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관측된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사(두나무·빗썸코리아·코인원·코빗·스트리미)의 지난해 영업수익(매출)은 총 1조1천785억원으로 전년보다 26.8% 줄었다. 영업이익도 5천586억원으로, 전년보다 33.5% 감소했다.
회사별로 보면 수익 쏠림 현상은 심해졌다.
두나무는 영업수익이 1조154억원으로 18.7%, 영업이익이 6409억원으로 20.9% 각각 감소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8050억원으로 515.4% 급증했다.
회사 관계자는 순이익 변동에 대해 “회사가 보유한 디지털 자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평가금액도 오른 것이 주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두나무는 지난해 말 무형자산으로 보유한 비트코인이 1만6050개로, 전년보다 31.5% 증가했다. 평가 금액도 2582억원에서 9133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빗썸코리아는 영업수익이 1358억원으로 57.6% 감소했고, 149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해 적자로 전환했다. 순이익은 243억원으로 74.5% 줄었다.
코인원도 영업수익이 225억원으로 35.7% 줄고, 영업손실이 234억원으로 11.6% 확대됐다. 순손실은 67억원으로 46.1% 감소했지만, 여전히 적자를 이어갔다.
코빗의 경우 영업수익이 17억원으로 60.9% 급감한 가운데 269억원의 영업손실과 14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고팍스를 운영하는 스트리미 역시 영업수익이 31억원으로 96.9% 늘었지만, 169억원의 영업손실과 51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시장에서는 올해 비트코인 가격이 오르고 거래가 활발해졌지만 거래소 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는 회사별 시장 점유율의 과도한 쏠림현상이 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거래가 늘어도 이미 시장에 진입해 있던 거래소가 애초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더 큰 수익을 남기는 구조 탓이다.
전날 오후 코인마켓캡 기준 24시간 거래량을 바탕으로 추산한 각 사 점유율은 업비트가 74%, 빗썸이 22%, 코인원이 3% 수준이다. 코빗과 고팍스는 각 1%에 미치지 못했다. 고객이 위탁한 비트코인 수량을 비교하더라도 지난해 말 기준 업비트가 13만9887개, 빗썸이 3만6337개, 코인원이 8074개 등으로 격차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