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부, 선방위 도구로 노골적 방송 탄압"
"21대 국회 무기력···정부 행태 반복 막아야"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공영방송 독립을 위한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의 재입법이 시급하다. 이 법을 통과시켜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 시도를 저지하겠다"
28년 경력의 언론인 JTBC 전 앵커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서울 광진갑)은 29일 <매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윤석열 정부가 선거방송심의위원회를 도구로 일부 언론에 노골적 탄압을 가했다며, 이를 막는 데 앞장설 뜻을 천명한 것이다.
지난 대선 이재명 후보 캠프에 영입되면서 정치에 발을 디딘 이 당선인은 국회 입성을 꿈꾼 계기를 묻자 "기자가 된 이유는 세상을 바꾸고, 소외되고 차별당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국회의원이 되고자 한 이유도 기자 생활을 시작한 이유와 같다"고 답했다.
이 당선인은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에 막혀 민주당이 주도한 9개의 법안이 수포로 돌아간 데 대해서도 문제의식을 느꼈다. 그는 "21대 국회는 무기력한 국회였다"며 "더 이상 정부가 국회를 무력화시키는 행태를 반복하지 못하도록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5월 30일, 국민의 대표로서 국회에 나서는 이 당선인은 "사람을 살리는 정치에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며 "아울러 21대 대선에서 민주정권 재탈환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정치, 사람을 살리는 정치에 헌신한 일꾼으로 기억되고 싶다"며 이제 막 시작된 정치 인생의 청사진을 그려나갔다.
다음은 이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국회의원이 되고자 한 계기는 무엇인가.
언론인으로서 정권을 비판하고 견제하며 역사의 물꼬를 올바른 방향으로 돌리지만, 대한민국을 발전시키고 역사의 전진을 만들어내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정치가 바로 서고 정치인이 제 역할을 해야 가난과 소외 속에 방치된 사람들을 구하고,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아 정치를 시작하게 됐다.
-22대 총선에서 광진갑 구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뭐라고 보는가.
언론인으로서 쌓아온 신뢰가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실망이 광진갑을 비롯한 이번 총선의 전반적인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이번 총선이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중차대한 기회라고 생각했고, 많은 광진갑 유권자들이 이에 공감했기 때문에 저를 선택해 주셨다고 생각한다.
-당선인이 바라보는 광진갑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인가. 생각해 둔 해결책이 있다면.
광진갑은 전형적 베드타운으로 산업구조가 빈약하다.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하다. 지금은 비어있는 사무실이 많은 천호대로에 새로운 산업, 첨단벤처기업들을 유치하겠다고 공약했다. 그 외에도 아차산과 용마산, 한강, 어린이대공원, 전통시장, 맛의거리 등을 잇는 힐링관광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
-총선 결과의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마디로 윤 대통령의 오만과 불통에 국민들이 강력한 경고를 보낸 선거였다. 또한 국민께서 민주당에 압도적 과반을 준 것은 정권에 대한 경고뿐 아니라 민주당에 책임을 지운 것이다. 무능한 정권에 국정을 맡길 수 없으니, 민주당이 정국을 적극적으로 이끌어가라는 국민의 명령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22대 국회에서 최우선으로 하려는 일은 무엇인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법안 정비에 힘쓰겠다. 최소한의 삶을 시혜적인 차원에서 지원하는 복지가 아니라, 국민 모두의 기본적인 삶을 국가가 보장하는 기본사회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그리고 윤 대통령이 이번 선거를 통해 확인된 민심을 따라 국정 기조를 쇄신하지 않는다면, 정권 심판의 선봉에서 제 역할을 다하겠다.
-1호 법안으로 생각해 둔 내용이 있는가.
방송3법 재입법이 시급하다. 그동안 정부는 선거방송심의위원회를 도구로 노골적인 방송 탄압을 가했다. MBC와 YTN의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MBC의 '바이든 날리면', '윤석열 장모 가석방 추진 논란' 모두 선방위가 법정제재를 가했다. 또 MBC 이사들의 임기가 올 8월까지로, 이때 방통위가 새로운 이사진을 여당 성향 인사로 채우면 MBC도 여타 방송처럼 프로그램들이 폐지되고 진행자도 교체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방송3법을 하루빨리 통과시켜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 시도를 저지하겠다.
-21대 국회를 정의한다면. 또 22대 국회는 어떤 모습이었으면 하나.
21대 국회는 무기력했다. 대통령은 거부권을 남발했고, 검찰독재정권은 국회를 압수수색 했다. 더 이상 야당을 탄압하고 국회를 무력화시키는 행태를 반복하지 못하도록 바로 잡아야 한다. 또한 주요 민생 현안이 있을 때 여야 합의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정쟁화되는 경우가 많았다. 22대 국회는 여야를 막론하고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당적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
-어떤 정치인으로 기억되길 바라나.
국민의 목소리를 가까이 듣고 나라의 미래를 멀리 내다본 정치인, 있어야 할 곳에 있었고, 해야 할 일을 반드시 했고, 할 말은 꼭 했던, 그 시대에 꼭 필요한 정치인, 그런 이정헌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