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여론조사 민주vs공화 지지율 '박빙'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여부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한국의 외교·안보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우선 주한미군의 재편은 물론 한국측 방위비 부담금도 크게 늘리도록 요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중국 압박의 강도가 한층 거세지는 한편 한국을 포함한 각국에 대한 통상 압력도 증가할 전망이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후보로 거론되는 엘브리지 콜비 전 미국 국방부 전략·전력 개발 담당 부차관보는 현지시간 기준 6일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주한미군의 주 임무는 중국 억제로 전환해야 한다며, 미군의 한국 철수 필요를 시사했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7~2018년 국방부 부차관보를 지냈으며, 현재 외교안보 싱크탱크 '마라톤 이니셔티브'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자신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변하는 위치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도 "미국의 주된 문제가 아닌 북한을 해결하기 위해 더 이상 한반도에 미군을 인질로 붙잡아둬서는 안 된다"며 "한국은 북한을 상대로 자국을 방어하는 데 있어서 주된, 압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북한과 싸우면서 중국과도 싸울 준비가 된 군사력을 갖고 있지 않다"며 "헤비급 복싱 챔피언(미국)이 미들급 경기(한반도 전쟁)에서 뛰면 안 된다. 미들급 경기에서 이기겠지만 너무 상처를 입고 피로해서 다음 헤비급 경기(중국과의 전쟁)를 질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한국을 버려야 한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전시작전통제권(OPCON) 전환이 가능한 한 이른 시기에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주한미군이 주로 한국의 방어를 위해 주둔하는 만큼 한국이 한반도에 미군을 유지하는 데 공정한 방식으로 기여하는 게 중요하다. 한국이 (전작권을 이양받을) 준비가 안됐더라도 (전작권 전환의) 준비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콜비 전 부차관보의 이러한 발언은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타임지 인터뷰에서 "한국이 우리를 제대로 대우하길 바란다"며 한국이 주한미군 방위비를 거의 부담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 것과 비슷한 맥락의 발언이다.
이처럼 트럼프 전 대통령 본인과 그의 핵심 측근의 거듭된 방위비 인상 언급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월 재선에 성공한다면 지난 재임기간처럼 한국이 주한미군 분담금 대폭 증액 압박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주한미군 철수 또는 감축 역시 현실화될 수 있다.
한편 공화당 대선 주자로 나온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주자로 나온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의 미국 대선 '리턴매치'에 대한 여론조사는 말 그대로 치열한 '박빙' 접전 양상이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이 6일(현지시간) 685개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평균 지지율은 각각 44.9%, 45%로 사실상 동률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현재 최저치이지만, 스윙보터인 중도층과 무소속 유권자 표심이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냈다. ABC·입소스 여론조사에 결과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35%로 지난 1월보다 2%p 하락하며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응답자 43%는 바이든 행정부 때 경제적으로 더 나빠졌다고 답했고, 81%는 연임하기에 너무 늙었다고 답했다.
그러나 ABC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을 중도층이라고 밝힌 유권자 사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11%p 더 높은 지지를 받았고, 무당층 유권자 사이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각각 42%, 40%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USA투데이와 서퍽대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 조사 때보다 무당파 지지가 5%p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