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박정원, 체코서 원전수주 행사 직접 주관
HD현대·한진, 기업·스포츠팀 ‘현장소통’ 성과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두산 베어스 구단주인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잠실 홈구장을 찾은 지난 18일, 두산 베어스는 홈런 4방을 몰아치며 롯데 자이언츠를 꺾고 2연패 사슬을 끊었다. ‘구단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대전 홈구장을 찾은 지난 10일에도 한화 이글스는 연장 끝내기 역전승으로 키움 히어로즈를 꺾었다. 구단주의 현장 응원으로 기운을 받은 야구팀들은 짜릿한 승리로 팬들에게 화답했다.
이들의 현장 응원은 비단 야구팀 홈구장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김승연 회장과 박정원 회장은 최근 국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주요 행사에 참석하며 회사 구성원들에게 힘을 불어넣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17일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제40회 연도대상 시상식에 6년 만에 참석했다. 김 회장은 지난 3월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연구·개발(R&D) 센터, 한화로보틱스 판교 본사, 한화생명 본사인 서울 여의도 63빌딩까지 연이은 현장 강행군을 펼쳤다. 김 회장은 현장에서 임직원과 대화하고 사진을 찍으며 격려하는 시간을 보냈다. 김 회장은 “누리호 3차 발사의 성공으로 대한민국은 자력으로 우주 발사체를 개발하고 보유한 7번째 국가가 됐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공시대상기업집단 기준으로 7위인 한화그룹은 지난해 자산총액이 30조원 가까이 늘어나며 6위인 롯데그룹을 바짝 쫓고 있다.
박정원 회장은 지난 13일 체코 프라하에서 원전사업 수주를 지원하는 행사를 직접 주관하고 수주전에 힘을 실었다. 박 회장은 “두산은 해외수출 1호 UAE 바라카 원전에 성공적으로 주기기를 공급한 경험을 바탕으로 15년 만에 다시 도전하는 해외원전 수주에 최선을 다해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행사 다음날 체코 원전 수주 시 2차 계통 주기기 제작과 공급을 담당하게 될 두산스코다파워를 방문해 생산현장을 점검했다. 또한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을 아우르는 두산밥캣 EMEA 사업장도 방문해 현황을 살폈다. 두산밥캣 EMEA는 체코 도브리스(Dobris) 시에 중소형 로더와 굴착기를 생산하는 공장과 지역본부를 갖추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1월엔 미국에서 열린 국제가전제품박람회(CES 2024)에 4년 만에 참석하기도 했다.
현장경영의 중요성은 기업뿐만 아니라 스포츠 구단 운영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HD현대는 최근 기업과 프로축구팀 모두 순항 중이다. HD현대는 지난해 GS그룹을 제치고 재계 순위 8위에 올라섰다. 10대 그룹 유일한 순위 변동이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신입사원 및 워킹맘 대화, 사내 노래경연대회 심사 참여 등 현장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단주’ 정 부회장 현장 직원들에 대한 신뢰 속 울산 HD는 지난해 창단 첫 K리그 2연패를 달성했다.
남자 프로배구 사상 최초로 4연속 통합우승 대업을 달성한 대한항공이 마찬가지다. 2017년 1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구단주로 부임한 뒤 현장 중심 운영 방침으로 당시 ‘만년 3위’ 대한항공을 4연패 신화의 주인공을 바꿨다.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업계 사상 최대 빅딜인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앞두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3월 타운홀 미팅을 가져 직원들과 소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