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추미애, '당원 달래기'···"포퓰리즘" 우려도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되자 탈당을 신청한 당원이 1만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 당선자의 의장 선출을 지지했던 당원들의 집단 탈당에 민주당은 당원 권한 확대 등을 검토하겠다며 '달래기'에 나섰다. 그러나 일각선 이를 "포퓰리즘"이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2일 민주당 측에 따르면 지난 16일 국회의장 경선 이후 탈당 신청자는 1만명 이상이다. 현재 민주당은 16일 탈당을 신청한 당원 1000여명에 대한 승인을 한 이후 대규모 탈당이 이어지자 나머지 신청 인원에 대해선 일단 승인을 보류한 상태다.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탈당한 자는 탈당한 날부터 1년이 지나지 않으면 복당할 수 없다.
이러한 탈당 움직임은 '친명(친이재명)'을 자처했던 추미애 당선자 대신 우원식 의원이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것에 당원들이 불만을 가지며 형성됐다. 이에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당원들의 탈당을 만류하며 당원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기구 마련 및 각종 선출직에 당원 투표 반영 등을 약속하고 나섰다.
전날 '당원 난상토론'을 개최한 이재명 대표는 "이번에 소위 탈당한 분 중에 최근 입당한 분이 과잉 반응으로 탈당하거나 소수의 팬덤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실제로는 아니다"라며 사태를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 이 대표는 "당원 역할에 관해 최고위에서 김윤덕 사무총장이 '당원국'을 만들자는 의견을 냈다"며 "당원이 100만명이 넘고 당비가 연간 180억원이 넘는데 당원과 소통하는 전담 당직자가 없다는 고민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선 상황실장을 맡았던 김민석 의원도 국회의원들이 투표권을 가지는 원내대표나 국회의장 선거 등에 당원 투표를 10% 이상 적용하자는 주장을 했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은 2년 후 지방선거에서 공천권을 가지는 시·도당위원장 선출에 권리당원의 표심을 확대 반영하는 실무 작업에 이미 착수한 상태다.
이에 따라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도 권리당원의 권한이 대폭 확대될 수 있다는 흐름이 나온다. 이 경우 당원들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는 이재명 대표의 연임 또는 추대 가능성도 증가한다.
추미애 당선자도 이를 고려한 듯 전날 서울 종로의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이성윤 당선자의 '그것은 쿠데타였다' 북콘서트에 초대손님으로 참석해 "'내가 한번 응징을 해줘야지' 하는 마음이 불쑥불쑥 일어난다. 그런데 저도 이렇게 민주당에 남아있지 않나"며 탈당 자제를 호소했다.
한편 이같은 민주당의 당원권 강화 흐름에 민주주의의 역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월 민주당을 탈당한 김민재 전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재심위원은 자신의 SNS에 "국회의장은 합의 조정하는 능력을 잘 발휘해 국회 입법권을 수호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정부 강경 투쟁만 내세울 거면 당대표 선거에 나가는 것이 사리에 맞다"고 현 상황을 평가했다.
아울러 "민주주의에서 '선출된 자'는 주권자를 대리하는 것에서 나아가 합의 조정을 통해 제3의 결론을 낼 수 있는 존재"라며 "'포퓰리스트' 대표자들이 '당원의 뜻대로'만 외치며 정치적 이득을 챙기면 민주주의는 파멸에 이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