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법 301조' 韓 조선업 반사이익 기대
다만 자국보호정책 따른 물동량 감소 우려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미국 대선이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대선주자들의 대중 통상 공세가 강화되는 가운데 국내 중후장대 산업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1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간한 '미 의회 대중국 견제 입법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제118대 미 의회 개원 이후 단 9개월 동안 발의된 중국 관련 법안은 376개로, 116대(476건), 117대(432건)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연방의회에서 검토 중인 주요 대중 견제 수단은 고율의 관세 조치, 항구적정상무역관계(PNTR) 지위 철회, 멕시코 등을 경유한 우회 수출 방지 등이다.
특히 국내 조선·해운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무역법 301조'다. 미 의회는 바이든 행정부를 향해 전기차, 조선·해운, 철강·알루미늄 등의 전략 품목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치의 강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해당 법은 미국에 대해 불공정한 무역을 일삼는 국가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설립 이후에는 미국에서 거의 활용되지 않던 법이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시기(2017∼2020년) 총 6건의 신규 조사가 개시돼 이 중 2건에 대해 보복 조치가 시행된 바 있다. 지난달 미 무역대표부(USTR)은 전미철강노조(USW) 등의 청원에 따라 무역법 301조를 발동해 중국 조선ㆍ해운업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조사에 나선 상태다.
조사 결과에 따라 미국은 중국 조선업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현재 중국 조선소에 대한 미국의 발주는 거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박이 미국에 입항할 경우 컨테이너당 50달러 수준의 항만 이용 수수료를 걷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한국 조선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41%로, 46%인 중국을 뒤쫒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제재가 현실화될 경우엔 중국산 선박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며 한국 조선업계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선주들은 주로 한국 조선소에 발주하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미국 선주들은 총 127척, 총톤수 660만t의 선박을 발주했으며 한국 조선소가 수주 물량의 30%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펼칠 자국 보호 법안에 따라 물류업계에도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한다는 '보편적 관세' 공약을 내걸고 있다.
업계에선 보편적 관세가 부과될 경우, 수입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화주와 외항선사 글로벌 물류업체에게 비용을 압박하고, 이는 곧 물동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