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모든 세대 아우르는 정책
매일일보 = 김수현 기자 | 저출생은 비단 한국만 아니라 대다수의 선진국들이 겪고 있는 가운데 출생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각자의 해결책 마련에 골몰하는 모양새다.
프랑스의 경우 1980년대 들어 합계출산율 2명선이 무너지면서 다른 국가들 보다 서둘러 저출생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프랑스는 1983년 사회에 진출한 여성에 대한 차별을 막고자 ‘고용분야 양성 평등 정책’을 도입했다. 이어 1985년에는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기 위해 육아휴직수당을 추진했다. 그 결과 2010년대에는 출생률이 2명을 회복했지만, 2020년대 들어와 다시 출생률이 떨어져 지난해에는 1.68을 기록하기도 했다.
프랑스 정부는 인구정책 기조를 유지함과 동시에 그간 정책적 사각지대로 평가됐던 불임치료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프랑스의 20~49세 성인 2400만명 중 330만명의 남녀가 의료지원이 필요한 불임 문제의 당사자다. 특히 아이를 가지려고 시도하는 20~49세 성인 1500만명 중 24%가 임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독일은 1994년 합계출생률 1.24명을 기록하며 저출생 국면에 들어섰지만, 2021년 1.58명까지 회복하는 등 대표적인 출생률 반등국가로 알려졌다.
지난 2012년부터 5년간 인구구조 변화에 맞서 '인구전략'이라는 전 국민적 대화 프로젝트를 운영했다. 그 결과 특정 세대에 대해 집중적 지원을 하거나 출생률 자체에 얽매이지 않고, 대신 '모든 연령이 중요하다'라는 기조의 인구정책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뤘다.
특히 인구감소의 대책으로 이민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이미 존재하는 만큼 매년 40만명 이민자들을 포용하기 위한 각종 다양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과 사회구조가 비슷한 일본은 지난해 12월 ‘아동미래전략’ 각료회의에서 ‘저출생’을 넘어서기 위한 합의를 이뤘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남성의 육아휴직 이용률을 2030년까지 85%까지 높이고, 각 기업의 육아 휴직 이용률을 유가증권 보고서에 담아 누구나 해당 내용을 열람할 수 있게 했다.
자녀가 2세 미만인 경우 적용받을 수 있는 ‘육아근무시간 단축급여’를 신설하고, 취학 전 자녀가 아플 경우를 대비해 연 5일의 ‘자녀간호 휴가’를 마련했다. 또 유치원·어린이집에서 치뤄지는 각종 이벤트에 참석을 독려해 휴가 사유 범위를 늘릴 것을 검토 중이다.
특히 '아동 금고'라는 저출산 관련 통합 회계를 통해 향후 5년간 3조6000억엔(한화 31조5000억원)의 재원을 마련해 정책 현실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