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선박 수익성 개선 시작”…신조선가 역대 호황 근접 흐름
해운업, 지정학 이슈 해상운임 고공행진…HMM, 2분기 호실적 기대감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해운업계가 조선업계에 이어 2분기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해상 운임 비용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해운업계 실적도 우상향 움직임이 유력하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에 이어 해운사도 올 2분기 호실적이 예상된다.
글로벌 1위 조선사 HD한국조선해양은 2분기 영업이익이 374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5배 증가했다. 같은기간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삼호중공업의 영업이익 규모도 180% 이상 증가했다. HD현대미포도 흑자로 전환했다.
삼성중공업은 2분기 매출 2조5320억원, 영업이익 1307억원의 잠정실적을 25일 발표했다. 이는 직전 1분기 대비 매출 8%, 영업이익은 68% 증가한 것이다. 분기 기준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한 것은 2014년 4분기 이후 약 10년만이다.
한화오션은 올해 상반기 실적이 매출액 4조8197억원, 영업이익 433억원, 당기순이익 23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일시적 비용 차질로 2분기 적자를 기록했으나, 하반기 대부분의 적자 컨테이너선이 인도되면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HD한국조선해양을 비롯해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에 대해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제시했다. JP모건은 “독선(선박 건조장) 활용률과 인도 선박 수익성 개선 등에 따른 이익 증가가 예상보다 가파르다”며 “HD현대그룹 계열 조선사가 올해 2분기 거둔 성과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국내 조선업계 실적 고공행진이 예상되는 이유는 전 세계에서 대형 선박을 지을 조선소가 줄었들어끼 때문이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까지 전 세계에 2만톤(t)급 이상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 야드는 320여개였다. 현재 150여개로 반토막 났다. 선박 발주 수요도 쌓였다. 2010년대 들어 해운업계가 불황을 겪으면서 선박 교체는 미뤄졌고, 전 세계 선박 중 34%가 건조된 지 15년 이상인 ‘노후 선박’이 됐다.
실제 신조선가 추이를 가늠해 볼 수 있는 클락슨리서치의 신조선가 지수는 이달 현재 187.91까지 상승했다. 조선업계가 최대 호황을 누렸던 2007년 5월 191에 가까워지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뿐만 아니라 해운업계도 2분기 호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예상 매출액은 2조8735억원, 영입이익은 7261억원으로 전망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4.7%, 353.25% 급등한 것이다.
글로벌 지정학적 이슈에 따라 2분기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628포인트로 지난해 동기보다 167% 늘고 전분기 대비로는 31% 증가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예멘 후티 반군의 상선 공격에 따른 수에즈 운하 통행 제한과 가문에 따른 파나마 운하 통행량 감소가 주된 이유다. 여기에 미국의 대중국 관세 인상을 앞둔 중국발 수출 급증까지 선박 공급 부족을 기여하고 있다.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는 올 3분기는 선박 부족현상이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이에 전통적인 해운 성수기 3분기에는 운임 상승의 온기가 반영될 것으로 전망해 HMM이 영업이익 1조881억원, 매출액은 3조50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