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 "통신조회 논란, 강백신 탄핵 청문회 쟁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검찰의 무더기 통신정보 조회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통신조회 대상자가 3000여명에 달한다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야권에선 "검찰의 불법 사찰"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법 개정을 통한 재발 방지책 마련을 검토하는 한편, 향후 있을 검사 탄핵 청문회에서 이번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는 계획이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회의에서 우리 당은 이번 통신 사찰을 검찰의 '불법 디지털 캐비닛 구축 시도'라고 규정하고 강력히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 대변인은 "(재발 방지를 위해) 관련 법 개정도 예상된다"며 "(검찰의 통신 조회가) 너무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는 정황과 진술이 나와서, 당 차원의 '통신 사찰 피해자 신고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논란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가 다수의 정치인과 기자들의 통신 이용자(가입자) 정보를 이동통신사로부터 제공받은 사실을 지난 2일 통지하면서 불거졌다. 민주당에서만 이재명 전 대표를 포함해 의원과 당직자 등 139명이 검찰로부터 통신자료를 조회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치권에선 통신조회 대상자만 3000명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아울러 검찰이 지난 1월 통신조회를 했음에도 해당 사실을 조회 7개월 뒤인 8월에 통신조회 대상자들에게 통보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대변인은 "검찰은 통신조회 사실을 7개월 뒤에야 고의로 늑장 통보했다"며 "이는 4·10 총선을 고려한 검찰의 정치적 판단이 개입된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검찰의 이번 통신조회 논란에 대해 강경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법 개정은 물론 향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펼쳐질 강백신 검사에 대한 탄핵 청문회에서 이 문제를 다룬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강 검사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했는데, 강 검사는 통신조회가 이뤄질 당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 부장이었다.
법 개정과 관련해선 박균택 민주당 의원은 앞으로 통신조회 시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받도록 하고, 통보 유예 조건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발의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경태 의원은 이날 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정치탄압대책위)에서 주관한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통신조회가) 수만명 규모가 될 수도 있다는 의혹들이 있다"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에 준하는 대응과 논의를 민주당 차원에서도 해야 한다"며 당론에 입각한 법안 발의 가능성도 열어뒀다.
정치탄압대책위 기자회견에 배석한 김용민 의원은 "곧 법사위에서 강백신 검사에 대한 (탄핵) 조사가 있을 예정인데, 강 검사 조사에서 이 사안(무더기 통신 조회)이 중요한 쟁점으로 다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도 진상 파악 후 필요한 조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 통신조회 관련해 고려하고 있는 조치가 있느냐'는 질문에 "국정감사에서 따져보는 방법이 있을 것이고, 국정조사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단은 왜, 어느 정도 규모로 민간인 사찰을 했는가(를 봐야 하고), 통신 정보로 관계도를 그리거나 정보를 다른 용도로 활용했다면 그것은 심각한 사찰 행위가 된다"며 "진상 파악을 해 본 뒤 어떤 조치를 취할지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