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종혁 기자 | 한일회담에서 문화재 협정을 체결하면서 해결된 줄 알았던 문화재 반환 문제가 왜 완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여전히 발생해 왔던 것일까. 이 책은 이와 같은 물음에 답을 하기 위해 한일회담의 문화재 반환 문제 교섭 과정을 ‘문화재 반환 문제의 구조’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검토하고 있다.
왜 아직도 문화재 반환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한일 양국 간의 문화재 반환 문제는 한일국교정상화 회담(한일회담)에서 처음으로 제기되었다. 당시 한국 측은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이 조선의 문화재들을 불법적·강압적으로 약탈했기 때문에 문화재를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고, 반면에 일본 측은 불법적으로 반출한 문화재는 없으므로 이를 반환할 의무는 없지만, 한일 양국의 우호와 친선을 위해 일본정부가 소유한 약간의 문화재를 기증하겠다고 주장했다.
한일 양국은 이와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문화재 반환 문제를 논의했고, 그 결과 1965년 6월 22일에 ‘문화재 및 문화협력에 관한 협정’(문화재 협정)을 체결하면서 동 문제를 타결했다. 그러나 문화재 반환 문제는 여전히 한일 양국 간에 발생해 왔다.
특히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북관대첩비, 조선왕조실록, 조선왕실의궤, 평양 율리사지 팔각 5층 석탑 등을 둘러싼 문화재 반환 문제가 발생했다.
그렇다면 한일회담에서 문화재 협정을 체결하면서 해결된 줄 알았던 문화재 반환 문제가 왜 완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여전히 발생해 왔던 것일까.
이 책은 이와 같은 물음에 답을 하기 위해 한일회담의 문화재 반환 문제 교섭 과정을 ‘문화재 반환 문제의 구조’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검토하고 있다.
2025년은 한일 양국의 국교정상화가 된지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한일 양국 정부를 비롯해 한일국교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다양한 행사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은 한일국교정상화는 한일국교정상화 회담, 즉 한일회담을 통해 이루어졌다. 한일 양국은 일제강점기로 인해 발생한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국교를 수립하기 위해 1951년 10월부터 한일회담을 개최했다.
이 책의 주제인 문화재 반환 문제를 비롯해 기본관계문제, 청구권 문제, 선박 문제, 재일한국인의 법적지위문제, 어업 문제가 한일 회담의 주요 의제로 다뤄졌고, 한일 양국은 약 14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을 거쳐 1965년 6월 22일에 기본조약과 부속 협정들을 체결하며 한일회담을 타결했다.
특히 청구권에 관한 문제는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강제동원문제, 일본군 ‘위안부’ 문제 와 같은 청구권 관련 문제, 그리고 이 책의 주제인 문화재 반환 문제 또한 여전히 한일 양국이 해결하지 못한 채 역사인식문제로 남아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문화재 반환 문제의 경우 특히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북관대첩비, 조선왕조실록, 조선왕실 의궤, 평양 율리사지 팔각5층석탑 등 여러 문화재를 둘러싼 문제가 발생했다.
그렇다면 한 일 양국의 문화재 반환 문제가 왜 완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 이 책은 이와 같은 물음에 대해 저자 나름의 고민이 담긴 연구서이다. ·
이 책은 제1부와 제2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한일회담의 문화재 반환 문제를, 제2부는 한일회담 이후의 문화재 반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제1부에서 한일회담의 문화재 반환 문제를 반환과 기증 문제와 같은 단순한 틀에서 만 논의될 문제가 아니라 좀더 큰 틀에서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문화재 반환 문제 의 구조’라는 관점에서 동 문제의 교섭 과정을 분석하고 있다.
‘문화재 반환 문제의 구조’는 기본관계문제에서 추출한 ‘기본관계 속성’, 문화재 반환 문제에서 추출한 ‘청구권 속성’과 ‘역 사적 가치 속성’으로 구성된 분석틀이자, 동 문제를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렌즈로 써 기능하고 있다.
저자는 이 분석틀로 문화재 반환 문제를 둘러싼 교섭 과정을 분석한 결과, 한일 양국이 ‘문화재 반환 문제의 구조’와 한계를 지닌채 문화재 협정을 체결했기 때문에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따라서 한일 양국간에 여전히 이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논했다.
저자의 이와 같은 분석은 1차 자료를 면밀하고 실증적으로 검토한 데서 나온 결과이다. 저 자는 한일 양국에서 공개된 한일회담 관련 1차 자료를 바탕으로 문화재 반환 문제의 교섭 과정을 검토했는데, 동 문제 관련 외교문서로 분류가 된 1차 자료 뿐만 아니라, 다른 주제의 외교문서들 속에 숨어있었던 동 문제 관련논의도 최대한으로 찾아내어 이를 활용했다.
저자가 책표지를 직접 디자인을 했는데, 여기에도 저자 나름의 고민과 의미가 담겨져 있다. 앞표지의 불상은 오구라 다케노스케가 반출한 ‘보살반가사유상’이다.
오구라 다케노스케 는 조선의 수많은 문화재를 반출한 인물로 유명하며 그의 사후 오구라 컬렉션은 도쿄국립박물관에 기증되었는데, 이 ‘보살반가사유상’도 도쿄국립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저자는 ‘한일 양국의 문화재 반환 문제가 왜 발생했는지를 사유(생각)해 보자’라는 의미에서 이 ‘보살반가사유 상’을 앞표지에 배치했다고 한다. 뒷표지 또한 앞표지와 동일한 의미를 나타내고 있다.
저자 엄태봉은 의정부에서 태어나 중앙초등학교, 신곡중학교, 의정부고등학교를 다녔다. 국민대 국제지역학부(일본학 전공)와 일반대학원 국제지역학과(일본지역 전공)를 졸업한 후 일본으로 건너가 도호쿠대 법학연구과(정치학 전공)에서 수학하며 법학 석사와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후 국민대, 고려대에서 강의를 했고, 국민대 일본학연구소와 한림대 일본학연구소에서 각각 연구원과 HK 연구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대진대 국제지역학과에서 강의 교수로서 일본학을 가르치고 있다. 문화재 반환 문제, 교과서 문제, 독도 문제, 강제동원문제 등 역사인식문제를 주요 연구 테마로 삼아 연구하고 있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