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국회는 오는 26일 본회의를 열고 '방송 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과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에 대한 재표결에 나선다. 앞서 본회의를 통과한 이들 법안은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왔다. 까다로운 재의결 조건상 이들 법안은 '부결 후 폐기' 수순을 밟을 것이 유력하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여야가 합의한 대로 26일 본회의를 개최해 방송4법과 25만원 지원법, 노란봉투법에 대한 재표결에 나설 예정이다. 여야 원내대표는 지난달 27일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만나 이들 법안에 대한 '26일 재표결'을 합의했다.

방송 4법은 기존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에다 방송통신위원회설치법 개정안을 추가한 것이다. 방송 3법은 공영방송(KBS·MBC·EBS)의 이사 숫자를 대폭 늘리고 이사 추천권을 언론·방송 학회와 관련 직능단체에 부여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방통위법 개정안은 방통위원 4인 이상이 출석해야만 방통위 회의를 개의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담겼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총선 공약인 25만원 지원법은 전 국민에게 지역사랑상품권으로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하되, 기준에 따라 25~35만원을 차등 지급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노란봉투법은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쟁의행위 범위를 확대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조항도 담고 있다.

국민의힘은 '방송 4법'을 '야권의 방송 영구 장악법'으로, '노란봉투법'은 '불법파업조장법'으로, '25만원 지원법'은 '위헌적이면서 효과는 미비한 현금살포법'으로 규정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들 법안은 '채상병 특검법'처럼 여당 내에서 이견이 있는 법안이 아닌 만큼, 재표결 시 이탈표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이 재표결에서 가결되려면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여야 의원 전원이 출석할 경우 국민의힘에서 8명 이상 이탈표가 나와야 하는데, 현재로서 그럴 가능성은 작다는 게 여당 내부의 판단이다.

이들 법안이 재표결에서 최종 부결될 경우 법안은 폐기된다. 21대 후반기 국회부터 '야당 법안 발의→ 야당 단독 의결→ 대통령 거부권 행사→ 재표결 시 여당 반대에 따른 부결 → 재발의'라는 수순이 반복되면서 여야의 극한 대치도 한동안 계속될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여야는 이번 본회의에서 '쟁점 법안' 재표결 외에도 민생 법안 합의 처리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26일 본회의에서 의결이 예상되는 대표적인 법안으로는 딥페이크 성 착취물인지 알면서도 이를 소지하거나 시청하면 최대 징역형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 육아휴직과 출산휴가 등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제도들의 혜택을 확장한 '모성보호 3법', 세종지방법원 설치 근거가 담긴 '법원설치법 개정안' 등이 있다.

이태훈 기자 [email protected]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