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 고객사 확보부터 경쟁사와도 맞손
이재용·최태원·정의선, 해외출장 우군 확보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산업계가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해 합종연횡을 통한 새로운 연합전선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인공지능(AI), 모빌리티, 수소 등 신사업의 주도록 확보를 위해서는 협력을 통한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 포스코그룹, 한화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신성장 사업 동맹을 확대하고 있다.
AI, 모빌리티, 수소, 도심항공서비스(UAM) 등 미래 신사업은 이종(異種)산업 기술의 광범위한 융합으로 이뤄져있다. 단일 기업의 생태계 구축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협력을 통해 AI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엔비디아의 AI 반도체에 고대역폭메모리(HBM)을 탑재하는 형식이다. 삼성전자는 메타, 아마존과도 AI 반도체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TSMC와 협업해 차세대 HBM를 생산한다. LG전자도 마이크로소프트(MS), 퀄컴,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과 AI 협력을 논의 중이다.
현대차는 최근 GM과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최근 글로벌 모빌리티 업계에서는 토요타-BMW의 수소협력 등 경쟁사를 불문한 동맹이 구축되고 있다. 현대차는 GM과 생산, 기술개발, 공급망까지 폭넓게 협력방안을 논의 중이다.
수소·UAM 분야에서도 국내 기업들의 생태계 구축을 위한 협력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국내 수소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수소기업협의체’ 출범 당시 SK, 현대차, 포스코, 한화, HD현대, 효성 등 국내 주요기업의 총수들이 대거 참여한 바 있다. UAM의 경우 현대차·KT, SK텔레콤·한화 등 다수의 컨소시엄이 구성돼 생태계 구축에 힘을 모으고 있다.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한 협력에는 국내 주요그룹 총수들이 직접 뛰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최근 미국 출장을 통해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앤디 재시 아마존 CEO 그리고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를 만나 AI 협력을 논의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대만에서 웨이저자 TSMC 회장을 만나 AI 반도체 협력을 모색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지난 12일 미국에서 메리 바라 GM 회장과 함께 협약서에 서명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