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분상제 단지 쏠림 현상 더 심해질 것
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금융당국 대출규제로 하반기 부동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겨울철 비수기와 탄핵정국까지 겹치면서 거래절벽이 심화,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에 청약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시장 혼란이 심화될 수록 확실한 시세차익을 낼 수 있는 입지를 갖춘 부동산 몸값이 오르고 있는 것이다.
1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방배동에 들어설 ‘아크로 리츠카운티’는 이달 초 1순위 청약에 3만4279명(71가구 모집)이 몰려 평균 경쟁률 482.8대 1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84㎡ D는 5779명(7가구 모집)이 몰려 경쟁률 825.57대 1로 최고치를 보였다.
심지어 네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도 등장했다. 지난 10월 강남구 대치동에서 분양된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는 3만7946명(일반공급 37가구 모집)이 몰려 서울 분양 역사상 최고인 평균 경쟁률 1025대 1을 기록했다.
범위를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로 넓히면 지방 전체보다 많은 청약통장이 모여들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강남 3구에 일반공급으로 1409가구가 분양됐다. 1순위 청약 건수는 39만4137건으로 평균 경쟁률 279.73대 1을 기록했다. 이는 부동산R114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지난 2000년 이후 최고치다.
아크로 리츠카운티를 시작으로 12월에만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7여 곳에 분상제 적용 단지가 공급될 예정인 가운데 분상제 적용 여부에 따른 청약경쟁률은 여전히 차이를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분상제 적용 단지 일반공급은 1만7703가구로 청약통장 84만8031건이 접수돼 경쟁률 47.9대 1을 기록했다. 반면 분상제가 적용되지 않는 단지 일반공급은 9만5902가구로 청약통장 61만2040건이 접수돼 경쟁률 6.38대 1에 그쳤다. 분상제 적용 여부에 따라 약 7.5배의 경쟁률 차이를 보인 셈이다.
지방 청약 평균 경쟁률은 6.29대 1로 지난 2013년(2.11대 1) 이후 최저치로 나타났다. 6만295가구가 공급된 지방 일반분양에 관심을 보인 1순위 청약은 37만9168건으로 이 역시 지난 2013년 이후 최저치다.
실제 강원 인제군 한 아파트에는 120가구를 공급했지만, 청약자는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았다. 범위를 수도권으로 좁혀보더라도 경기도 양주시 한 단지는 924가구 모집에 35명만이 청약에 참여한 결과 평균 경쟁률 0.04대 1을 기록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탄핵정국으로 수요가 크게 위축된 만큼 투자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분상제 지역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이 뚜렷해지는 분위기”며 “내년에도 서울 주요 지역 청약 공급 물량이 줄어들 것이기에 경쟁률은 올해보다 더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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