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양성 1.5만→2.6만명으로 확대…차세대 반도체 등 R&D 지원
취약계층과 청년 등 사회적 약자에 집중 지원하겠다는 구상
野 "긴축재정은 경제불안 초래" 비판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2023 예산안은 추경포함 대비로는 6% 줄어든 자린고비 예산이다. 정부는 한국판 뉴딜 사업 등 문재인 정부가 역점을 둔 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줄어든 예산은 서민·사회적 약자 보호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3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2023년 예산안 분야별 재원배분을 보면 교육과 일반·지방 행정 분야가 크게 늘었고, 산업·중소기업·에너지와 사회간접자본(SOC) 분야가 줄었다. 전체적으로 문재인 정부가 역점을 뒀던 사업의 예산은 줄이고, 강도높은 지출구조조정으로 취약계층과 청년 그리고 사회적 약자 지원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구체적으로 △보건·복지·고용 226조6000억원(전년대비 +4.1%) △교육 96조1000억원(+14.2%) △문화·체육·관광 8조5000억원(-6.5%) △환경 12조4000억원(+3.9%) △연구개발(R&D) 30조7000억원(+3.0%), 산업·중소기업·에너지 25조7000억원(-18.0%) △SOC 25조1000억원(-10.2%) △농림·수산·식품 24조2000억원(+2.4%) △국방 57조1000억원(+4.6%) △외교·통일 6조4000억원(+7.3%) △공공질서·안전 22조9000억원(+2.4%) △일반·지방행정 111조7000억원(+13.9%) 등이다.
❚ 산업부 예산 감축…저탄소전환, 지역균형발전 관련 예산↓
예산이 가장 크게 줄어드는 분야는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 지출(-18.0%)이다. 정부는 반도체, 원전 등 미래 전략산업 육성, 공급망 강화 등에 투자를 늘린 반면 저탄소전환, 지역균형발전 관련 예산은 축소했다.
구체적으로 국제사회에 약속한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위한 저탄소전환과 지역균형발전 예산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1조8986억원이었던 저탄소전환 예산은 올해 4779억원이 줄어든 1조4207억원으로 편성했으며, 지역균형발전 예산도 1조5억원에서 8721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글로벌 K-팹리스육성기술개발(R&D)에 올해 73억보다 세 배(200%)가까이 늘린 215억원으로 편성했으며, 반도체 아카데미구축에도 23억원 신규편성했다.
산업부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 기본방향으로 △반도체·미래차 등 첨단·주력산업 육성 및 고도화를 통한 산업의 대전환 가속화 △에너지안보 강화 및 신산업 창출 등을 통한 튼튼한 에너지시스템 구현 △수출활력 제고, 투자 확대 및 국익과 실용 중심의 통상전략 추진에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사회간접자본(SOC) 10.2% △문화·체육·관광 분야 6.5%도 각각 줄었다. 코로나19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내놓았던 한시 지원 조치도 종료됐다. 특히 지역사랑상품권은 중앙정부 예산안에서 전액 삭감해 지방자치단체의 고유 업무로 되돌렸다.
❚ 저소득층 사회안전망 예산 27.4조→31.6조 확대
긴축재정을 통해 마련한 예산은 서민·사회적 약자 보호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저소득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소득·고용·주거안전망 확충에 본예산(27조4000억원)대비 4조2000억원을 증액한 31조6000억원이 투입된다. 저소득층 소득에 18조7000억원, 일자리사업에 1조2000억원, 주거복지에 11조8000억원을 지원한다.
정부는 특히 기준중위소득을 역대 최대치인 5.47%(4인 가구 기준)로 인상했다. 이에 따라 4인 생계 최대급여액은 내년부터 현행 월 153만6000원에서 162만원으로 늘어난다. 기준 중위소득은 12개 부처 76개 복지사업의 수급자를 선정하는 기준으로 활용되는 만큼 국민 복지에 넓은 파급력을 가진다.
이외에도 △생계·의료급여 재산기준도 완화 △주거급여 선정기준 확대 △쪽방·반지하 거주자의 정상거처 이주 지원 △장애수당 인상 △장애인연금 지원단가 인상 △장애인 콜택시 이동지원센터 운영비 신규 지원 △기초연금 지원단가 인상 △맞춤 돌봄서비스 지원인원 확대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일자리의 경우, 정부의 직접 지원은 축소하고 민간 일자리 연계 지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짜여졌다. 이에 따라 직접 일자리·고용 장려금 지원은 줄고 직업 훈련·고용 서비스 지원은 늘어난다.
또 재난대책비가 10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1.5배 확대됐다.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1조원을 투입하고 국민비서 서비스 확대와 국민에게 선제적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예산 또한 2배가량 늘리기로 했다.
❚ 병장 월급 100만원+30만원 지원금, 부모급여 100만원 공약에도 배정
윤 대통령의 공약사항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됐다.
2023년 국방예산안에 따르면 올해 67만6100원인 병장 월급은 내년에 32만3900원이 올라 100만원이 된다. 여기에 사회진출지원금 30만원을 합치면 한 달에 받는 금액은 130만원이 된다. 이어 정부는 2025년까지 병장 월급을 150만원으로 올릴 계획이다.
또 출산과 양육에 따른 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고 영아기 돌봄을 지원하기 위해 내년 부모급여를 신설한다. 부모급여는 아이를 가진 부모에게 1년간 월 100만원의 부모급여를 지급하겠다는 것은 윤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었다. 정부는 2024년부터는 부모급여를 만 0세 100만원, 만 1세 50만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