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2016년 10월의 기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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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2016년 10월의 기시감
  • 서효문 기자
  • 승인 2024.10.31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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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효문 금융·증권부 차장

2016년 10월은 우리나라 모두가 기억하고 있는 시기다. 태반주사, 마늘주사, 길라임 등 수많은 조롱거리를 남기며 역사 속에서 가장 최악의 정권으로 평가받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이 수면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비선실세인 최순실에 의한 국정농단이 불거지면서 박근혜 정부는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2017년 3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꾼 지 10년이 채 지나지도 않은 2024년 10월 31일. 2016년 10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의 트리거인 ‘태블릿PC’와 같은 녹취가 등장했다. 2022년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 공천에 개입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직접적인 육성이 나온 것. 박근혜 대통령이 공천개입으로 징역 2년을 선고 받은 것을 고려하면 윤석열 대통령의 직접적인 탄핵 사유가 드러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2016년 10월처럼 순식간에 대통령 탄핵이 이어질 것이라고 확언하기는 어렵다. 해당 녹취록에 대해 대통령실은 ‘격려차원에서 한 말이었다’라는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해명을 했다. 녹취록의 당사자인 명태균씨도 녹취록이 짜깁기 됐다면서 “공천은 대통령이 아니라 당이 알아서 한다”라는 삼척동자도 믿지 않는 해명을 내놨다. 이준석 의원이 해당 내용에 비판한 것처럼 “말미잘도 이것보다 잘할 것 같은 해명”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대통령실 측에서 이런 행보를 내놓은 것 자체가 정권의 위기를 '끝까지 버티겠다'는 뜻이라는 점이다. 심하게 말하자면 ‘이 시기만 버티면 된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얼음왕국으로 변했던 2016년 10월~2017년 3월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농후해보인다.

복기해보면 해당 시기는 대한민국의 모든 것이 멈춰버린 시간이었다. 박근혜 국정농단에 휘말린 기업들은 그들이 해야 할 모든 투자를 멈춰버렸다. 본업이 아닌 오너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이재용 회장을 비롯해 신동빈 롯데회장이 구속되면서 해당 그룹들이 진행하려 했던 신사업 및 투자에 쉼표가 찍히는 시간이었다. 해당 쉼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5개년 투자계획을 발표했던 2017년 3월까지 약 5개월간 우리나라를 옥죄었다.

대통령의 중대한 범법사유가 드러난 가운데 대한민국의 쉼표 시기를 맞지 않거나 기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우선 여당의 행동이 중요하다.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11월에 재의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검희 여사 특검법’을 통과시켜야한다. 이미 국민들의 신뢰를 잃어버린 권력자와 측근에 대한 일벌백계가 늦었지만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마저 안된다면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대통령을 탈당시켜 정권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미 윤석열 정부는 더 이상 되돌아갈 수 없을 정도의 수렁에 빠져들었다. 정부가 추진했던 그 어떤  정책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고,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유일하게 지지를 받았던 의대정원 확대 역시 무능한 행정력으로 인해 국민들에게 반감을 산지 오래다. 그렇다면 잘못된 점을 바로잡아 정상궤도에 올려야 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참모에게 ‘뉴라이트도 모른다’며 무시받고 부인에게 존중받는다고 보기 어려우며, 제3자에게 일명 ‘핫바리’로 취급받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한 마디 건네고 싶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례로 인해서 우리나라에 향후 100년간 여성 대통령이 등장하기 어려워졌듯이 윤 대통령으로 인해서 검찰은 지난 문재인 정부 국가정보원과 마찬가지로 과대한 권력이 와해되는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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