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팔아 SK하이닉스 사는 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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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팔아 SK하이닉스 사는 외인
  • 이재형 기자
  • 승인 2024.11.1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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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최근 3개월 새 삼성전지 14조원 순매도
하이닉스, 9582억원 순매수...주가 20%대 ↑
외국인 투자자들은 최근 3달 간 14조2705억원어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했다. 반면 SK하이닉스 주식은 9582억원을 순매수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를 처분하고 SK하이닉스를 장바구니에 담고 있다. 최근 3개월 간 가장 많이 처분한 종목이 삼성전자였고 가장 많이 담은 종목은 SK하이닉스였다. 삼성전자는 현재 기술적인 문제로 업계 최대 고객인 엔비디아에 남품길이 막힌 상황이다. 반면 SK하이닉스의 경우 반도체 수요 훈풍을 타고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8월 8일부터 지난 8일까지 최근 3달 간 13조5895억원어치 한국 주식 순매도했다. 개인 9조4020억원, 기관이 3조6053억원 순매수했지만 증시 하락을 방어하지 못했다. 코스피200 중 시가총액 상위 100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100은 이 기간 65.81포인트 녹았다. 코스피와 코스닥 역시 각각 7.26포인트, 5.16포인트 하락했다. 금융투자소득세 이슈에 최근 잠시 반등했지만 하락폭을 만회할 수 없었다.
외인들이 가장 많이 처분한 종목은 삼성전자다. 14조2705억원어치 삼성전자 주식을 던졌다. 이 기간 전체 순매도 규모를 넘어선다. 개인이 13조6785억원 순매수했지만 주가 하락을 막지 못했다. 주가는 24%대 하락율을 보였다. 반면 SK하이닉스 주식은 가장 많이 담았다. 9582억원을 장바구니에 밀어 넣었다. 주가는 19% 가까이 뛰었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불거진 삼성전자의 기술 이슈와 무관하지 않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반도체 시장의 큰손 엔비디아에 HBM(고대역폭 메모리)을 납품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은 최근 “삼성 HBM은 여전히 테스트와 엔지니어링 작업 중”이라며 “문제는 없지만,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HBM은 D램을 여러 장 쌓아 만든 고성능 메모리다. 일반 D램보다 5배가량 비싼 고부가가치 상품이다. 미국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고성능 연산용 칩 옆에 붙어서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저장·처리해주는 역할을 한다. 미국발 ‘반도체 겨울론’도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엔비디아, TSMC 등 인공지는(AI) 반도체 기업의 실적 성장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며 이같은 주장을 했던 바 있다. 모건스탠리의 전망은 다소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자사의 최신 AI 칩인 블랙웰을 아마존 웹서비스(AWS), 구글 등에 향후 1년간 공급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아직 수요가 견조하다는 의미로 해석되며 SK하이닉스가 지난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같은 계절을 나고 있지만 체감온도는 확연히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반도체 업황 전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 2기 집권에 따라 미국 반도체 칩스법 중단, 축소 우려가 존재한다”면서 "보조금 지급이 중단, 축소되면 미국에서 한국 기업의 반도체 투자가 위축, 정상 가동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미 대선 발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된 측면에서 한국 증시에 외인이 돌아올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선 이후 미국 금리와 달러인덱스가 고점을 형성한 후, 하락전환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하 기조가 지속할 가능성을 감안하면 달러 강세가 진정되고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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