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해외 경쟁당국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가 이달 최종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대한항공은 아시아나를 완전 흡수시키기 위해선 내부 구성원 불안감 해소와 함께 마일리지를 포함한 승객 편의 제공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1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기업결합에 대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의 심사가 이달 최종 승인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U의 심사가 완료된다면 대한항공은 미국 법무부(DOJ)의 승인만을 남겨두게 된다. 미국은 다른 국가와 달리 승인 절차가 아니라 DOJ가 2~3개월 내에 특별히 소를 제기하지 않을 경우 자동으로 심사가 종료되는 구조다. 미국 심사는 EU가 매수인 평가를 최종적으로 마치면 종료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승인까지 얻어낸다면 대한항공은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 필수 신고국에 대한 모든 승인을 확보하게 된다. 이후에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완전 흡수시키기 위한 작업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주인수 거래 이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완전한 합병을 이루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완정 합병을 위해선 인력 및 조직 정비, 마일리지 통합 방안 마련 등 까다로운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현재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최종 불허해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하는 등 합병 반대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조가 발송한 서한에는 지난해 11월 아시아나 이사회 의결에 참여한 윤창번 김앤장 고문이 대한항공측 이해관계인에 해당해 의결권 행사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담겼다. 당시 이사회는 아시아나 화물 사업 매각안을 가결 처리했는데, 윤 고문이 속한 김앤장이 대한항공 측에 기업결합과 관련한 법률 자문을 제공해온 만큼 이해 충돌 여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또 노조는 화물사업부와 함께 에어인천으로 고용 승계될 화물기 조종사들의 승계 거부권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독자적·안정적 화물 노선 운영이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유럽 여객 4개 노선을 넘겨받은 티웨이항공에 대해서도 그 운영 능력을 면밀히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노조는 이런 주장을 토대로 서울남부지법에 화물사업 매각 중지 가처분을 신청을 제출하기도 했다. 아울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마일리지 통합도 원만하게 이뤄져 승객들의 불만을 잠재워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마일리지 가치가 각각 1마일당 15원, 11~12원으로 평가되는 상황에서 1대 1 비율 통합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승객들의 불만을 잼재우기 위해선 해외 합병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 2008년 델타항공과 노스웨스트항공의 합병과 2010년 유나이티드항공과 컨티넨탈항공의 합병, 2013년 아메리칸항공과 US 에어웨이즈의 합병 사례를 보면 이들 항공사는 모두 1대 1 비율로 마일리지를 통합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업계 목소리를 반영해 남은 합병 과제를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며 "임직원, 승객들의 불만을 최소화하려는 진정성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