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적 지원 확대·세부 업종별 현황 파악·업계 자체 노력 등 제언
매일일보 = 김원빈 기자 | 전통제조업 분야의 기술력 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도 병행돼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숙련공 등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전통제조업 분야의 중소기업의 애로가 깊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등 딥테크 기반의 벤처·스타트업 위주로 정책적 역량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이들의 목소리가 적절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12월 개최된 ‘제3차 중소기업 정책심의회’에서는 업계의 이같은 목소리가 이미 제기된 바 있다. 당시 현장에서는 “기계, 주조, 열처리 등 산업의 근본인 전통제조업 소외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제조업이 약화되면 상위산업이 존재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이같은 업계의 어려움은 코로나19 확산을 거치며 더욱 가속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월 중소제조업의 평균가동률은 70.5%로 전월(12월) 대비 1.5% 하락했으며, 전년 동월 대비 1.8% 하락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 10년간 장기평균가동율(72.2%)에 여전히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소기업은 전월 대비 2.3%포인트 하락한 66.9%를 기록했다. 중기업은 같은 시기 대비 0.5%포인트 하락한 74.6%로 조사됐다. 일반제조업은 전월 대비 1.2%포인트 하락한 70.2%을 기록한 가운데 혁신형 제조업도 전월 대비 2.5%포인트 하락한 71.3%로 나타났다.
전통제조업을 포함한 제조업 전 분야의 가동률이 코로나19 확산 이전으로 소폭 회복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적신호’가 켜져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전통제조업 분야의 중소기업에서는 추가적인 정책적 지원과 이를 위한 업종별 세부 현황 파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창호 제조 분야 중소기업 대표 A씨는 “국가 통계에 전통적인 중소기업의 목소리나 애로가 반영되고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면서 “예산이 한정된 상황에서 첨단 기술에 투자하는 것은 선택과 집중의 관점에서는 당연하지만, 하위 제조업이 생존하지 못하면 상위 제조업도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스마트 공장과 같이 첨단 기술을 접목하려는 시도도 인지하고 있다”며 “다만, 특정 전통제조업 분야는 첨단 기술을 접목할 경우 품질이나 생산성이 오히려 저하되는 경우가 있어 이 부분에 대한 면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21년 진행된 제2회 중소기업 정책연구회 토론에서 김한수 경기대학교 교수도 “4차 산업혁명의 영향을 크게 받는 업종과 그렇지 않은 업종이 있다”며 “이를 구분해 중소제조업체에 대한 방안(육성지원 또는 퇴로확보)의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업종별 핀셋형 지원정책의 수립을 하기 위해서는 세밀한 업종별 현황 분석이 필요하다”며 “한국표준산업분류에서 소분류 또는 세분류 수준에서의 현황 분석 후 업종별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전통제조업 분야의 중소기업계에서도 자체적인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디지털 대전환을 정부가 적극 추진하는 상황에서 전통제조업 분야 특히, 중소기업에서 다양한 토로가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도 “한 걸음 물러서 해당 분야가 필연적인 시대적 흐름에 맞는 변화를 위해 노력해왔는지도 충분히 생각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딥테크 기술 중심의 기업을 집중 육성하는 것이 중심이 될 수 밖에 없는 만큼 국가의 정책적 방향에 어느정도 호흡을 맞출 필요도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