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HD현대가 국내 대표 철강·해운 기업들과 '오션와이즈(OceanWise)'를 통한 친환경 글로벌 해상 공급망 연결에 나선다.
HD현대는 판교 글로벌R&D센터(GRC)에서 포스코·에이치라인해운·대한해운·팬오션·폴라리스쉬핑 등 해운 4사와 '조선·철강·해운 3자 간 탄소 중립 협력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선박 건조-선박 운영-원료 운송’으로 연결된 해상 물류 밸류 체인 당사자들이 직접 탄소 중립을 위한 ESG 협력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협력의 주요 내용인 온실 가스 모니터링을 비롯한 운항 선박의 실증은 HD현대의 오션와이즈를 통해 이뤄진다.
오션와이즈는 AI 기술 기반의 선박 운항 최적화 및 탄소배출 모니터링 솔루션으로, HD현대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밝힌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의 핵심 비전 중 하나다. 이번 협약에 따라 HD현대는 오션와이즈를 화주인 포스코의 선단 관리 시스템(PosSIM)에 탑재하고, 해운 4사는 오션와이즈가 적용된 선박들의 운항 효율과 연료 소모량·탄소 배출량 등 실 운항 데이터를 수집해 공유할 예정이다.
HD현대는 이번 실선 검증을 통해 선박 운항 중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실시간 모니터링 하는 한편, 여기서 확보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오션와이즈의 알고리즘을 고도화 한다. 이로써 포스코·해운 4사와 함께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공동 개선 활동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3자 간 협력은 선박·항만·항로 등 해상 운송 과정에서 수집되는 모든 데이터를 초연결함으로써 글로벌 공급망의 획기적인 개선뿐 아니라, 탄소 집약도 등급(CII) 등 강화된 환경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적극적인 ESG 실천의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해운 전문지 '로이드 리스트'에 따르면 이집트 수에즈 운하 기준 선박의 항만 대기와 운항 비효율 등에 따른 비용 손실액은 하루 96억 달러(한화 약 13조 원)에 이른다.
김완수 HD현대 경영기획실장은 "오션와이즈는 당사가 올해 초 CES에서 밝힌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실현할 첫 번째 비전 달성 전략"이라며 "산업 간 협력을 통해 축적된 실증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 친환경 선박 솔루션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김용수 포스코 구매투자본부장은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기업 간 협력이 더욱 긴요해질 것"이라며 "적극적인 협업으로 상호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수 있도록 열린 자세로 '기업 시민'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안중호 팬오션 사장은 "친환경 스마트십 솔루션은 해양 데이터의 초연결을 통해 선박의 운항 효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탄소 배출 저감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협력을 통해 해운 산업의 발전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