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호원 교수 "항우연, 이기주의 버려야"
배재성 교수 "실패 용납하는 문화 조성"
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누리호 3차 발사 성공으로 국내 항공우주업계는 자신감을 얻었다. 그럼에도 다방면에서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때문에 우주 산업 선진국인 미국과 일본을 따라잡기 위한 정책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올해 탐사·수송·산업·안보·과학 등 우주 분야 사업에 역대 최대 액수인 8742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지난해 7316억원 대비 19.5% 늘어난 셈이다. 특히 우주 산업에 대해서는 5862억원을 배정했다.
지난해 12월 11일부터는 우주개발진흥법이 시행됐고, 이에 따라 우주 산업 클러스터 지정 등 민간 우주 산업 촉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현행 제도에는 허점이 많은 만큼 정부 당국이 더욱 많은 노력을 기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우주법학과 강사를 역임한 안영신 변호사는 "당장 국내에는 우주로의 발사 행위에 대한 허가 외에는 마련된 규정이 없다"며 "현행 고정익기가 공항에 착륙할 때 관제사가 승인을 내주듯, 미국에서는 관련 절차가 있다"고 말했다.
안 변호사는 "차제에 국내에서 재진입 발사체를 개발하게 되면 이에 대비한 법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일본의 경우 인공 위성을 발사한 후 우주 공간 내에서 운영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관리 감독을 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등록만 하도록 돼있다.
이와 관련, 안 변호사는 "선진국들의 우주 규정을 참고해 필요한 부분은 추가해야 한다"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민간 기업들이 우주 사업을 적극 전개할 수 있도록 법제 정비가 따라야 한다"고 부연했다.
현업자들에 대한 확실한 보상을 해주고 헤게모니 싸움도 일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황호원 한국항공대 항공교통물류학부 교수는 "세계적인 우주 공학자에게 연봉 6000만원 주고 일을 시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인재 유출을 막으려면 근본적으로 금전적 보상을 확실하게 해줘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노동조합이 우주 개발 사업 기득권과 예산을 놓지 않으려고 우주항공청 출범을 막고 있는데, 대승적 차원에서 찬성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우주 사업의 미래를 위해서 집단 이기주의를 내려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국내 과학기술계에서는 실패에 대해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 탓에 연구·개발(R&D) 환경이 열악하다는 평가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배재성 항공대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교수는 "일론 머스크도 스페이스 X 발사를 함에 있어 10회 중 실패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무조건 많이 쏴봐야 경험이 축적되기 때문에 채근하기 보다 독려하는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