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K-항공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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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K-항공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
  • 박규빈 기자
  • 승인 2023.10.19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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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경영학계, 인구 1억 이하 국가 1FSC+多LCC 지지
소비자 편익 증대·연관 산업 고용 문제 해결 도움 예상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필요성에 대해 각종 의문이 끊임 없이 제기되는 가운데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소비자 복리 증진과 일자리 문제 등을 해소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진=매일일보 박규빈 기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통합 필요성에 대해 각종 의문이 끊임 없이 제기되는 가운데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소비자 복리 증진과 일자리 문제 등을 해소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진=매일일보 박규빈 기자

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을 추진한지 약 3년이 지났다. 일각에서는 통합 대한항공이 생겨나면 소비자 편익 침해와 인력 구조조정이 발생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지만 시장 재편을 통한 국내 항공업계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해외 경쟁 당국으로부터 아시아나항공 M&A 승인을 받기 위해 관계자들과의 협의를 이어가는 등 각종 노력을 기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기간 중 경영난에 빠졌던 대한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을 지원하던 산업은행이 항공업계에 대한 빅딜을 주도함에 따른 것이다.

두 항공사에 대한 통합 작업의 대전제는 아시아나항공의 회생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삼일회계법인은 2019년 3월 22일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리스 항공기 정비 의무 충당 부채를 이유로 '한정' 감사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부채율은 2020년 1343.8%, 2021년 2282.3%, 2022년 1482.0%, 올해 2분기 기준으로는 1741.3%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634.5%였던 대한항공이 올해 2분기 197.3%로 재무 다이어트에 성공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단기 채무 상환 능력의 척도인 유동 비율은 현재 44.6%에 지나지 않고, 부채 총계는 13조732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335억원이 늘어났고, 이는 자본 총계의 20.9배에 달한다. 대한항공으로부터 인수 대금 1조원, 산은·한국수출입은행·기간 산업 안정 기금 등으로부터 3조6000억원을 수혈받았지만 재무 상태가 사실상 차도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아시아나항공은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에 참석해 독자 생존을 기대할 수 없다며 조속한 결합을 요청하기도 했다.

항공 경영학자들은 인구 1억명 미만인 국가에서는 1개 FSC(Full-Service Carrier)와 다수의 저비용 항공사(LCC, Low-Cost Carrier)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항공 산업 경쟁력 제고에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항공업계가 육중한 기계 장비와 수많은 인력으로 작동하는 만큼 '규모의 경제'가 지배하는 네트워크 산업 영역이라서다. 이 같은 이유로 별도의 독립 회사로 경영을 이어갈 경우 허브 공항·인력·기재와 같은 자원 효율성을 통한 통합의 시너지가 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상황을 가정한 대한항공은 비용 측면에서 △시설 △인력 △기재 △터미널 △판매 조직 등을 효율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재무 구조 개선·신용 등급 향상에 따른 이자 등 금융 비용 절감 등 장기 경영 계획을 수립해둔 상태다.

두 항공사가 합쳐지면 상용 회원 우대 제도도 일원화 될 것인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는 적립해온 마일리지를 사용할 곳도 늘어난다. 현재 두 항공사가 주력으로 삼는 노선의 출발 시간 차이는 불과 10분 남짓인 경우도 있다. 남는 기재를 신규 취항지 확보에 활용함으로써 여행 시간대 다양화도 모색할 수 있어 선택권 확대 등 각종 소비자 복리 증진도 예상해볼 수 있다.

미국 LA타임즈가 항공사 간 M&A 사례를 분석한 결과, 항공권 가격이 0.3~0.5% 가량 낮아지는 효과가 생겨 소비자 편익이 커지기도 했다. 이는 수송력이 높아져 좌석 단가를 낮출 수 있게 돼서다.

통합 반대론자들은 대한항공이 시장 내 우월한 지위를 바탕으로 가격 조정권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반발한다. 그러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허브로 삼는 인천국제공항은 80여개 외국 항공사들이 취항하는 곳이고, 한 국가의 항공사가 상대국 공항을 경유해 제3국으로의 운항을 할 수 있는 '제5자유 운수권(이원권)'이 적용된다.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은 외국 항공 당국과 꾸준히 항공 회담을 갖고, 아울러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어 대한항공의 기존 노선에 티웨이항공·에어프레미아 등 LCC들의 취항길을 열어주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시 중복 인력은 1200여명으로 추산되나, 정년 퇴직 등 자연 감소분을 고려하면 사실상 큰 문제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국내 항공 운송 부문이 직접 고용 인력 15만8000명을 포함, 협력사·직원 소비·관광 산업 등 연계 업종을 포함해 83만8000개의 일자리를 만든다고 평가했다. 또한 항공 운송과 관광객은 국내 총생산(GDP) 중 약 3.4%를 차지한다고 부연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대한민국 항공 운송 시장은 향후 20년 간 89% 성장해 2037년 900억달러의 GDP와 일자리 98만1400개를 창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항공 경영학자들은 고용이 걸려있는 민생 문제인 만큼 이 같은 예측이 맞아들어가려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M&A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다시 찾아보기 힘든 기회인 만큼 국내 항공산업의 경쟁력 제고 등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성사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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