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분리 매각론, 독자 생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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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부산 분리 매각론, 독자 생존 가능할까
  • 박규빈 기자
  • 승인 2023.11.23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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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울경 지역 사회 "가덕도 신공항 개항 맞춰 지역 항공사 유지 필요"
항공 경영 전문가들 "규모의 경제 확립해 항공업계 경쟁력 제고해야"
에어부산 소속 A321neo 여객기가 공항 에어 사이드에서 대기 중인 모습. 사진=에어부산 제공
에어부산 소속 A321neo 여객기. 사진=에어부산 제공

매일일보 = 박규빈 기자  |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간 기업 결합에 관한 해외 당국의 심사 일정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부산·울산·경남 여론이 가덕도 신공항 건립과 지역 항공사 육성을 명분으로 에어부산 분리 매각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부산·울산·경남 지역 지방자치단체들과 경제 단체, 언론사들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에 성공할 경우 자회사인 진에어를 중심으로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등 저비용 항공사(LCC)들도 한 몸이 될 것을 우려하며 저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역 사회가 보유한 에어부산 지분에 대해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을 것으로 봐서다.

올해 3분기 공시 기준 에어부산의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아시아나항공이 41.89%로 최대 주주 지위를 점하고 있고, 자사주 0.05%·안병석 대표이사 0.01%로 나타나있다. 부울경 지역 기업과 사회의 에어부산 지분율은 16.15%로, 각각 △동일 3.31% △서원홀딩스 3.15% △부산시 2.91% △아이에스동서 2.70% △부산은행 2.53% △세운철강 0.98% △부산롯데호텔0.50% △윈스틸 0.07%를 들고 있어 작지 않은 규모다.

이들은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관계사들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필두로 한 대한항공으로 통매각 될 경우 자신들이 일부 지분을 보유한 지역 항공사 에어부산 지분율이 희석될 수 있다며 극구 반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부산시와 부산상공회의소, 지역 7개 기업들은 분리 매각 전담팀을 꾸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향토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이뤄 에어부산을 품겠다는 의지에서다.

부울경 지역 사회는 2030년 부산 엑스포 유치와 연계해 건립이 확정된 가덕도 신공항 개항에 맞춰 자신들의 손으로 경영하는 지역 항공사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있다. 지역 상공계는 아시아나항공의 에어부산 지분 전량을 인수하는 데에 1400억~2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부 방안을 마련해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인 한국산업은행에 공식 요청하며 적극 논의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원칙적으로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과 관계사인 에어부산의 지분 처분 권리를 갖고 있어서다.

부산상의 회장직을 역임한 신정택 세운철상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의 화물본부 매각이 이사회를 통과한 만큼 에어부산 분리 매각 가능성도 커질 것"이라며 "부울경 기업들은 지역 건설사인 동일을 중심으로 에어부산 지분 인수에 참여하고, 시민 공모주 발행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들의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산은과 인수 주체가 될 한진그룹은 에어부산 분리 매각에 대한 공식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고, 고려하지 않는다는 전언이다. 당초 계획이 틀어지면 기대했던 국내 항공 시장 재편과 '규모의 경제' 이론에 따른 업계 경쟁력 강화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항공업 경영 경험이 없다는 점도 분리 매각론의 한계점으로 작용한다. 항공 산업은 기본적으로 배후 도시 여건·항공사 네트워킹 전략·국가 간 지정학적 관계·경제 침체 등 다양한 항공 운송 시장 내·외부 요인들이 관여하는 분야인 만큼 고도의 이해도를 요한다. 때문에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글로벌 항공 시장의 변화를 탐색·대응하고, 전략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한편 올해 3분기 기준 에어부산의 부채 총계는 1조716억9000만원이고, 부채 비율은 646.64%다. 항공 경영 전문가들은  재무 구조 개선이 시급해 독자 생존이 가능할지에 대해 의문점을 표하고 있고, 국내 항공 시장 내 참여자들이 과도하게 많아 M&A 등을 통한 구조조정이 따라야 한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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