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오션 영업이익, 그룹 전반 실적 견인…운송업, 미래성장동력 육성
매일일보 = 김민주 기자 | 계육 및 가공식품 전문회사 하림이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 HMM을 품자,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전날(18일) HMM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팬오션·JKL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팬오션은 해상운송업체로, 하림지주의 핵심 자회사다. 국내 1위 벌크 해운사인 팬오션사와 글로벌 8위 컨테이너 선사 HMM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하림그룹이 HMM 인수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시, 자산은 약 42조8000억원으로 불어나며, 재계 14위에서 13위로 한 계단 뛰어오르게 된다.
동시에 HMM보다 자산 규모가 작은 만큼, 인수자금 조달, 해운업 침체를 넘어설 경영 능력 입증도 과제로 떠올랐다. 일각에선 무리한 승리를 위해 과도한 비용을 투입함으로써 오히려 후유증을 겪게 되는 ‘승자의 저주’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딜 성사엔 ‘닭고기 기업’ 이미지 탈피 및 ‘종합물류기업’으로의 정체성 확장에 대한 하림의 청사진이 담겨있다. 식품온라인 유통사업, 스마트그린물류‧복합유통사업을 연계해, 벨류 체인 전반을 사업화함으로써 외부 환경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실적을 지속적으로 창출해내겠단 전략으로 분석된다.
앞서 하림은 2015년 벌크선사 팬오션 지분 58%를 1조80억원에 인수하면서 해운사업에 진출했다. 팬오션은 단숨에 하림의 효자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올 3분기 기준 팬오션의 매출액은 3조3328억원으로, 육계‧육가공‧사료 등 주요 제품 매출 1조1213억원의 두 배에 이른다.
같은 기간 지주 전체 영업이익 5236억원 중 운송업 영업익 비중은 57.72%로 사료, 식품, 유통 등 전체 사업부문 중 가장 크다. 바로 다음으로 비중이 큰 사료 부문 영업익 비중이 29.21%인 점을 감안하면, 기업 실적에 기여하는 공을 크단 걸 가늠할 수 있다. 전체 매출(9조1989억원)로 따져봤을 때도, 운송업 매출 비중은 33.28%로 사업부문 중 1위다.
운송업의 수익성을 가시적으로 확인한 만큼, 이번 HMM 인수를 통해 해운업도 그룹 주요 캐시카우로 육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림은 운송업 외에도 사료·축산·식품 제조·유통·부동산 개발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정체성을 확장해왔다. 하림지주는 향후 그룹의 중장기 성장성 확보를 위한 핵심 전략 중 하나로, M&A를 위주로 한 신사업 발굴을 공표한 바 있다.
부동산 개발부문의 경우, 국가 식품 클러스터 가공공장의 부지개발 및 건축시공관리 등의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천연조미료, HMR, 면류, 즉석밥, 육가공공장 등 건축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양재동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종합 식품서비스의 ‘디지털운영 (제조-물류-소비자) 효율화’를 위한 수퍼플루이드 경제기반을 구축, 사업경쟁력을 강화시킨단 복안이다.
하림 관계자는 “협상을 잘 마무리하고 본계약을 체결하면 벌크 전문 해운사인 팬오션과의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안정감있고 신뢰받는 국적선사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HMM과 팬오션은 컨테이너-벌크-특수선으로 이상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는데다 양사가 쌓아온 시장수급 및 가격변동에 대한 대응력이라면 글로벌 해운시장의 불황도 충분히 타개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