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사업 진출, 자동화 물류센터 설치 등 외형 확장 박차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이르면 내년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위해 불철주야 준비하고 있다. 최근 가파른 연평균 성장률(28.2%)를 바탕으로 3년 이내 연간 거래액 1조원 돌파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김기봉 미트박스 대표(사진)는 매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IPO(기업공개) 및 실적 달성에 대해 이같이 자신감을 피력했다.
김기봉 대표는 1998년 LG유통에서 축산물 MD(상품기획자)로 돼지고기, 쇠고기 등을 구매해 슈퍼마켓 가맹점이나 단체급식에 공급하는 일을 하면서 사회에 본격적인 발을 내딛었다. 이후에는 LG아워홈, 원푸드컴 등을 거쳤다. 그간 쌓은 축산물 유통 노하우와 역량을 토대로 2014년 미트박스를 설립했다.
미트박스는 식당, 정육점을 비롯한 식품·외식업계가 필요로 하는 축산물을 간편하게 장만할 수 있도록 고안된 플랫폼으로 판매자와 구매자가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김 대표는 “기존 축산 시장은 폐쇄적이고 정보 비대칭성 문제가 심각해 소비자들이 ‘제대로’ 알고 구매할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없었다”며 “시장의 투명성 확립, 합리적인 가격 형성 등 건강한 축산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축산업자와 식당·정육점을 직접 연결하는 오픈 플랫폼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미트박스는 복잡한 유통 단계를 최소화해 신선 제품을 일반 도매가 대비 20~30% 이상 저렴하게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축산업의 주요 관행인 미수금과 외상거래 대신 현금 결제 방식을 택한 것을 더해 판매자(공급자)들이 정산대금을 신속히 수령할 수 있도록 했다.
김 대표는 “축산 시장 시장에서 ‘미수’는 영업의 한 수단이자 오랜 관행인 만큼, 대부분 판매자들이 빠르게 대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미트박스는 이런 관행을 타파하고자 일주일 내 판매 대금 결제가 이뤄지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판매자가 안정적인 자금 회수율 통해 보다 활발하게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생 모델을 구축한 덕분에 미트박스는 누적 거래액 1조4000억원을 뛰어넘고, 올 연간 거래액 5000억원을 기대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실적 상승은 구매자, 공급자 플랫폼 모두에게 이익과 효능이 커지는 선순환 고리를 꾀한 것이 주효했다”라며 “미트박스를 이용하는 구매자들의 만족도와 소비량이 증가하면, 공급자들은 많은 물량을 확보하게 위해 사업을 몰두하게 되고 회사도 성장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축산 사업은 신선도가 곧 본질이자 차별성이라는 점에서 미트박스도 올 중순 8926㎡(약 2700여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1만6529㎡(약 5000여평) 규모로 확대 이전했다. 이를 통해 효율성이 크게 증대됐다는 설명이다. 향후 자동화 풀필먼트 센터도 설치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협소한 물류센터 공간으로 인해 더 나은 제품들을 공급할 수 있는 케파의 부족으로 파트너사들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존재했다”면서, “다양한 라인업 보유하고 효율성을 증대해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틀을 만들었고, 오는 2025년에는 용인시 소재 약 2만4132㎡(7300평) 규모 자동화 풀필먼트 센터도 짓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 축산 시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김 대표는 “한국은 외식에 대한 비중이 여타 선진국보다 강한 편이고, 그 외식에서 축산물의 비중이 높다”라며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비자는 한달 평균 8회 외식하고 이 가운데 5회(62.5%)는 소고기, 돼지고기와 같은 축산물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위와 같은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로 축산물 업계 상황은 계속해서 핑크빛 전망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또한, 미트박스는 축산 시장뿐만 아니라 B2B 식자재 시장 영향력도 끌어올리고 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현재 외식업체 시장 규모는 34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또한, B2B 사업은 적은 마케팅 비용과 높은 마진율이 특징이다. 내년에는 데이터 사업까지 영역을 넓힐 계획을 가지고 있다. 거래 투명성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는 등 축산업계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자료’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다.
김 대표는 “축산 분야에서 인덱스를 제공하는 기능이 우리나라에는 부재했고, 전 세계적으로도 현물의 흐름에 직접적으로 인덱스를 제공하는 사업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며 “현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축산물 시황 리포트’ 수준에서 멈추지 않고, 합리적인 소비와 경제적인 공급을 할 수 있는 신뢰성 높은 데이터 및 인덱스를 공유할 수 있도록 역량을 쏟겠다”고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도 기존 사업을 다지고 다양한 사업 확장을 통해 더욱 투명하고 건강한 축산 시장을 조성하는 데 기여하고, 소상공인에 이익이 되는 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