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게임 고강도 규제안에 업계 긴장…시행 시 BM 수정 불가피
관건은 최종 규제 수준…증권가 '낙관vs우려' 전망 엇갈려
매일일보 = 이태민 기자 | 최근 엔씨소프트·위메이드 등이 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권인 외자판호를 발급받으며 국내 게임업계의 중국 시장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온라인 게임에 대한 고강도 규제를 예고하면서 전망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2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X: 넥스트 제너레이션’과 위메이드의 ‘미르M’,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 2’ 등 게임 3종에 대한 판호를 지난 22일 발급했다. 판호를 받으면 현지 퍼블리셔와 계약하고, 현지화 작업 등을 거쳐 중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다.
게임업계에서 중국은 놓쳐서는 안 될 중요한 시장으로 꼽힌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 게임의 중국 수출 규모는 29억5744만달러(약 3조8500억원)로 전체 수출액 가운데 34.1%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판호 발급이 중국에서의 수익 개선과 실적 향상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국내 규제 수준을 상회하는 게임 과금 규제안을 예고하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중국 국가신문출판국(NPPA)은 '온라인 게임 관리 방법' 초안을 지난 22일 발표했다. 이용자 지출 한도 설정과 유도성 보상 설정 금지, 확률형 아이템의 미성년자 제공 금지를 통해 게임 이용자들 대상의 과금 유도 행위를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중국 정부는 내달 22일까지 업계 및 이용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최종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만일 규제가 현실화될 경우 중국 시장에서 사업을 해왔던 게임사들은 물론 현지 진출을 계획 중인 게임사들의 BM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중국에서 서비스되는 대부분의 국산 게임이 확률형 아이템이나 출석 보상 등을 포함하고 있어서다. 때문에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것은 물론 게임사들의 비즈니스 모델(BM) 전반의 개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관건은 중국 정부의 온라인 게임에 대한 최종 규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게임업계는 규제안 입안 추이를 지켜본 후 현지 서비스 출시 계획 및 BM 수정 방향 등을 모색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인 만큼 최종 규제안이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며 "완화 가능성도 남아 있어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다만 사업모델의 건전성에 대한 측면은 고민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도 중국의 게임 규제안이 국내 게임업계에 미칠 영향과 파급력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올해 게임업계의 상승 동력이 부족한 상황인 만큼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와 이번 규제안과 함께 40종의 판호 발급을 진행했다는 점에 주목한 낙관적인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윤예지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별 충전 한도 설정 방법 및 충전 한도의 적용 주기 등 세부 사항은 미정이지만, 이 조항에 민감도가 높은 게임에는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판호를 발급받아 내년 상반기 출시가 예상되는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앤소울2'와 위메이드의 '미르M'은 규제 방향성이 매출 추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판호가 추가 발급된 만큼 내년 중국에 게임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업체들은 긍정적"이라며 "위메이드, 넷마블, 데브시스터즈, 엔씨소프트 등은 게임의 출시 일정이 구체화하는 시기에 우호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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