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편의와 업무 효율 높여
매일일보 = 이찬우 기자 | 자동차·조선업계가 소프트웨어(SW) 등 IT기술에 집중한다. 자동차 업계는 차량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해 더 똑똑한 자동차를 만들고, 조선업계는 가상현실(VR) 기술을 통해 업무 효율을 높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한 완성차 기업과 HD현대,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가 AI, VR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9일 막을 올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CES 2024)'에서 자동차를 ‘AI 머신’으로 정의하고 미래 모빌리티 선점에 총공세를 펼친다. 그룹은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인 ‘포티투닷(42dot)’을 필두로 AI기술을 통한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전환에 나서고 있다.
포티투닷은 CES2024서 AI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데이터의 연결성, 확장성을 기반으로 자동차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빌리티 디바이스, 솔루션과 연계한 새로운 스마트시티 비전도 선보인다.
SDV는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수시로 업데이트가 가능한 차량을 의미한다. 업계에선 ‘바퀴달린 스마트폰’이라고 부르고 있다. SDV로 전환되면 자동차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통합돼 소비자 편의성을 높인다.
뿐만 아니라 기획부터 설계, 제조까지의 자동차 양산 과정과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차량 개발 효율성도 높인다. 이에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 모두 주목하고 있다.
CES 2024서 포티투닷은 전장 부품들의 체계적・효율적인 개발을 위한 SDV 전기·전자 아키텍처, 갈수록 방대해지는 소프트웨어를 제어할 고성능 컴퓨터(HPVC), 인간의 조력자 역할을 할 AI 내비게이션, 자율주행 기술 등을 공개했다.
조선업계는 디지털 트윈 통한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주목하고 있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세계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 가상세계에 구현한 것을 의미한다. 실제 제품을 만들기 전 모의시험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파악하기 용이하다.
업계는 이 기술을 통해 조선소의 자동화율을 높여 인력 부족 문제를 일부 해소할 계획이다.
HD현대는 지난해 미래 첨단 조선소(FOS) 프로젝트의 1단계 목표인 ‘눈에 보이는 조선소’를 완료하며,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눈에 보이는 조선소의 핵심은 디지털 트윈을 활용한 가상 조선소 ‘트윈포스(TWIN FOS)’다. 트윈포스는 가상의 공간에 현실의 조선소를 3D모델로 구현한 디지털 플랫폼으로, 조선소 현장의 정보들을 디지털 데이터로 가시화했다.
트윈포스 구축에 따라 작업자가 건조공정의 상황과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대기시간 절감, 중복업무 감소 등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한화오션은 미국선급(ABS)과 2026년까지 ‘디지털 십빌딩’ 기술 검증을 위해 협력한다. ‘디지털 십빌딩’이란 선박생산의 모든 과정을 가상 현실 기법을 이용해 구현하는 것이다.
한화오션은 기존 조선업 분야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압도적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자동화 기반의 ‘스마트 야드’를 구축해 안전성을 제고하고,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생산 숙련직 감소에 대처한다는 것이다.
자동화로 생산성을 높이고 스마트 팩토리와 물류 자동화 등을 통해 조선소 전체를 빅데이터 기반의 거대한 스마트 야드로 전환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선박운형 효율 극대화를 위한 포괄적 디지털 솔루션 개발협력 양해각서를 팬오션과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삼성중공업은 1월 자체 개발한 디지털 트윈 기반 선박 관리 플랫폼을 팬오션 17만4000㎥ LNG운반선에 탑재해 실증을 할 계획이다.
지능형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선박 관리 플랫폼은 선박의 운항정보를 실시간 분석해 선박 내 모든 시스템의 성능과 장비를 통합 관리하고 최적화 상태로 유지할 수 있게 해 선박의 운영비용 절감을 극대화하는데 기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