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마린솔루션, 올 최대 IPO 성공…사업자금 마련
한화 김동관·HD현대 정기선 그룹 해양 비전 직접 발표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한화그룹과 HD현대가 친환경 해양 솔루션 사업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오너가까지 직접 나설 정도로 친환경 해양 산업 전반을 미래 먹거리로 주목한 만큼 향후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어질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와 HD현대가 해양 사업 부문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해양 사업 부문은 한화와 HD현대 모두 신성장 동력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두 그룹의 오너가 부회장이 직접 모두 해양 사업 비전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올 초 다보스포럼(WEF)에서 한화의 해양 탈탄소 비전을 발표했다. 김 부회장은 “한화가 업계 최초로 개발하는 ‘무탄소 추진 가스운반선’은 글로벌 탈탄소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는 직접 제조한 무탄소 추진 가스운반선의 안정성을 다양한 방법으로 실증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수요를 견인하겠다는 포부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도 HD현대 해양 사업 비전인 ‘오션 트렌스포메이션’을 발표한 바 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CES2023)에서 “글로벌 에너지 위기와 기후 변화 등 인류에게 닥친 가장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바다가 품고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오션 모빌리티, 오션 와이즈, 오션 라이프, 오션 에너지 등 4가지 비전을 제시했다.
한화와 HD현대는 이러한 해양 비전을 현실화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화는 사업재편을 통해 한화오션을 중심으로 한 해양 사업부문 수직계열화에 나선다. 한화오션은 (주)한화 건설부문의 해상풍력 사업과 글로벌부문의 플랜트 사업을 양수한다. (주)한화 건설부문의 관련 사업 실적과 경력이 풍부한 설계·조달·시공(EPC) 인력 등을 확보하면서 기본설계 능력과 관리 역량의 향상이 기대된다. 사업 개발에서 발전 및 전력 판매에 이르는 해상풍력 밸류체인 완성에도 한발 더 다가서게 된다.
한화오션은 친환경 해운사 설립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12일 친환경·디지털 선박 기술 검증을 위한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목적으로 '한화 쉬핑'이라는 해운사를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한화오션은 “선주 입장에서 선박은 한번 발주하면 20년 이상을 사용해야 하므로 실제 해운업에서 새 기술을 적용·운영하는 선도자는 찾기 어렵다”며 “자체 해운사를 통해 선박을 발주해 다양한 방법으로 실증하고, 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선박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HD현대는 성공적인 HD현대마린솔루션 기업공개(IPO)로 오션 트렌스포메이션을 위한 실탄 마련에 나서고 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달 25일~26일 양일간 일반 투자자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결과 255.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반 투자자 배정 물량 235만3393주에 대해 총 6억195만4640주의 청약이 몰렸으며, 청약 증거금은 잠정 집계 합계치 약 25조원 규모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공모 시가총액이 3조7071억원으로 올해 최대 공모 규모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HD현대마린솔루션은 정기선 부회장이 처음으로 대표를 맡은 그룹 계열사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기반 해양데이터 솔루션 ‘오션와이즈’의 개발,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오션와이즈는 AI 알고리즘으로 선박의 탄소 배출량을 측정·예측하고, 고객에게 최적의 운항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탄소 배출 저감을 돕는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해 5월 포스코 및 에이치라인해운·대한해운·팬오션·폴라리스쉬핑 등 해운 4사와 오션와이즈 관련 MOU를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