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부문, 원가 절감으로 수익성 방어 나서
하반기, 중국 감산·금리 인하 등 개선 기대감
매일일보 = 최은서 기자 | 그룹 사업구조를 '탈철강'으로 전환하는데 공격적으로 나섰던 최정우 전 포스코그룹 회장과 달리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철강 초격차 경쟁우위 회복'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다만 상반기는 철강업황 부진 등으로 저조한 성적을 거뒀지만 금리 인하에 따른 경기 회복과 중국의 철강 감산 계획 등으로 하반기 점진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장 회장은 그룹의 쌍두마차이자 미래 먹거리인 2차전지 소재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그룹 본업인 철강에 힘을 싣고 있다.
장 회장은 취임 후 '현장 동행 100일' 일정에서도 첫 행보로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을 택했다. 지난 6월 포항제철소 4고로 재가동 화입식에서는 "4고로가 생산성·원가·품질 경쟁력을 갖춰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는 포스코의 굳건한 버팀목이 되어 주기를 희망한다"며 철강 초격차 제조력 경쟁력 확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앞서 장 회장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포스코는 철강 산업이 기본으로, 여기에 우리가 10여 년간 노력해 일군 2차전지 소재 사업이 쌍두마차로 같이 초일류로 가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회장의 구상을 담은 7대 미래 혁신 과제에서도 '철강 경쟁력 재건'을 첫 번째로 꼽았다. 아울러 '뉴 포스코 2030 비전'을 통해 철강과 2차전지 소재, 신소재를 축으로 2030년 그룹 합산 매출액 2배, 영업이익 4배, 시가총액 200조원의 초일류 기업 도약이라는 청사진을 밝혔다.
하지만 취임 이후 장 회장이 처음으로 받아든 반기 성적표는 철강 시황 부진 여파 등으로 저조했다. 올 상반기 포스코홀딩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6조5616억원, 1조33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34.3% 감소했다.
철강부문 제품가격도 하락흐름을 이어갔다. 톤당 열연제품 가격은 2022년 110만5000원에서 2023년 96만7000원, 올 상반기 94만9000원으로 하향세다. 톤당 냉연제품도 2022년 129만3000원에서 2023년 115만7000원으로 주저 앉았고 올 상반기 116만원으로 지지부진한 흐름이다.
중국 저가 물량 공세로 국내 철강회사들의 협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도 실적 부진의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의 내수 부진으로 공급이 과잉되면서 저가 밀어내기가 장기화되고 있어서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중국산 철강 제품 수입량은 2022년 상반기 339만6000톤, 2023년 상반기 465만톤, 올 상반기 472만1000톤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반면 국내산 철강 제품 소비량은 2022년 상반기 2774만4000톤, 2023년 상반기 2756만7000톤, 올 상반기 2542만2000톤으로 하향세다.
이에 포스코홀딩스는 원가 절감을 통한 수익성 방어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선 상황이다. 철강 부문에서 연간 1조원 이상 원가 절감을 목표로 작업에 돌입했다. 가공비 극한 절감, 제조원가의 원료비 혁신 등 구체적 방안도 제시했다.
포스코홀딩스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 당시 "3분기 영업환경이 좋지 못하지만 고로 및 하공정 개수가 완료돼 3분기 제품 생산량은 1분기 수준 이상으로 회복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과 중국의 철강 감산 계획 구체화 등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 하반기부터 이번 상반기까지 2년간 지속된 철강 업황의 악화 국면이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며 "업황 회복이 빠르게 나타나기에는 전반적인 철강 수요가 부진하지만 원재료 가격의 하향 안정과 견조한 자동차 판매, 양호한 조선 건조량, 부동산 시장 회복 등이 결합되면서 하반기부터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업황이 변수지만 중국 철강업체들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어 자발적인 감산 현상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