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석화·철강, 주력 업종 부진까지 ‘이중고’
경영 효율화·영업전략 수정·투자 조절로 극복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산업계가 녹색 대전환(그린 트렌스포메이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존 주력사업이 부진한 가운데 친환경 부문의 성장도 더디면서다. 국내 기업들은 투자 속도조절, 원가절감, 영업전략 수정 등으로 친환경 사업의 불확실성 해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SK그룹, 현대차그룹, LG그룹, 포스코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친환경 사업 전환의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대표적으로 전기차 산업이 꼽힌다. 전기차 산업은 밸류체인에 광범위해 국내 주요 기업들 모두 관련 있다. 이러한 전기차 산업이 케즘에 화재 공포(포비아)까지 겹쳐 난관에 봉착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전기차 부진으로 실적이 하향세다.
전기차 밸류체인 투자에 나서는 국내 기업들도 어려움은 마찬가지다. 배터리 소재에 투자하는 LG화학, 롯데케미칼, 포스코퓨처엠도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심지어 주력 사업인 석유화학·철강의 업황마저 부진하면서 ‘이중고’에 직면한 상태다.
그럼에도 국내 기업들은 친환경 사업 전환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전기차 산업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면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최근 “요즘 전기차가 캐즘이 있지만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라며 전기차 사업 의지를 재확인했다. 최재원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은 “전동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자 정해진 미래”라고 했고,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도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 전기차는 꼭 가야하는 방향으로 그룹 차원에서 투자 축소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국내 산업계는 친환경 사업 전환의 불확실성 극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자동차·배터리 업체는 전기차 포비아 진화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안전 핵심 기술인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기술을 적극 알리고 있다. 배터리 3사의 BMS 특허 건수는 중국·일본 업체를 압도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업황 부진 속에서도 친환경 투자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 배터리·석유화학·철강 업계는 투자 속도 조절로 숨고르기에 나서고 있다. LG엔솔·SK온, LG화학·롯데케미칼 그리고 포스코그룹은 투자 속도 조절을 공식화했다. 여기에 이들은 공급망 관리 및 수율 제고 등 경영 효율화를 통해 원가 절감으로도 수익성 제고에 나서고 있다.
오히려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삼는 기업들도 있다. 현대차·기아는 하이브리드카에 집중해 지난 2분기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친환경 선박이 요구되는 국내 조선사들의 경우에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SK그룹의 경우 SK이노베이션·SK E&S 합병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 최대 민간 에너지 기업 출범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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