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계, 조직 다지기로 리스크 넘고 성장엔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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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계, 조직 다지기로 리스크 넘고 성장엔진 키운다
  • 최은서 기자
  • 승인 2024.09.02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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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경영으로 승계 안정화·리밸런싱 통해 경쟁력 강화
지정학적 리스크 대응·주력사업 강화·미래먹거리 모색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8월 '이천포럼 2024' 폐막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8월 '이천포럼 2024' 폐막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SK그룹

매일일보 = 최은서 기자  |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재계가 조직 다지기에 나서며 미래 성장을 위한 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인 지배구조에서 벗어난 형제경영으로 안정적 경영권을 유지하고 '따로 또 같이' 경영 전략으로 역량 강화하는 한편 리밸런싱을 통한 경영 효율성과 시장경쟁력 강화에도 고삐를 죄고 있다. 

고강도 리밸런싱을 단행 중인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의 친동생과 사촌동생을 그룹 내 핵심 포지션에 배치하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리밸런싱을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와 재무상태 개선을 도모하는 동시에 '형제 경영'으로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SK그룹은 지난해 최 회장이 '서든데스' 메세지를 낸 후 기존 부회장단은 2선으로 물러나고, 최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부회장이 그룹 최고 협의체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기용됐다. '그룹 쇄신'의 총대를 맡게 된 최 의장은 주요 계열사에 '내실 경영'을 주문하고 SK그룹의 군살 빼기와 체질 개선을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 

또 최 회장의 친동생인 최재원 부회장은 SK온에서 SK그룹 에너지 분야 중간 지주회사인 SK이노베이션 수석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사실상 에너지 사업의 전권을 부여받은 것으로, 미래 에너지 사업의 통합 시너지 창출에 주력할 전망이다. 

SK그룹의 리밸런싱 첫 단추로 꼽히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도 8부 능선을 넘었다.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85.75%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주주총회를 통과한 것이다. 주식매수 청구건 규모가 남은 변수로 꼽히지만 합병 무산 가능성은 희박하다는데 무게가 실린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자산 100조원 규모의 초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한화그룹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삼형제 경영이 본격화하고 있다. 우선 김동관 부회장은 화학·에너지, 방산, 항공우주사업에 이어 한화임팩트 투자부문 대표를 추가로 맡으며 그룹 내 경영 보폭 넓히기에 나섰다. 그룹 신성장동력을 담당하는 신사업 투자까지 이끌면서 후계구도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를 이끌고 있으며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은 유통, 호텔 부문을 맡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지난 3월 5년만에 현장경영 행보를 재개하고 그룹의 핵심 계열사들을 연이어 방문하며 힘을 실어줬다. 

한화그룹은 사업 재편을 통해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한화의 해상풍력·플랜트 관련 사업과 태양광 장비사업을 각각 한화오션, 한화솔루션에 양도하고 이차전지 장비 분야를 담당하던 한화모멘텀은 물적분할을 통해 자회사로 독립했다.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인적분할을 단행,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시스템' 3사 중심의 방산 부문 수직계열화를 이루게 됐다. 

효성은 지난 7월 2개 지주사 체제로 재편됐다. 이를 통해 장남 조현준 효성 회장과 삼남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의 독립 체계를 확고히 하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등을 통해 교통정리에도 속도를 냈다.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이 각각 보유한 HS효성과 ㈜효성 주식을 블록딜로 지분 교환(스왑)했다.

이에 조 회장의 효성 지분은 33.03%에서 41.02%로 늘어나고 조 부회장의 지분율은 22.02%에서 14.06% 감소했다. 또 이를 통해 조 회장은 HS효성 지분을 모두 처분했으며 조 부회장의 HS효성 지분분율은 22.05%에서 55.08%로 확대됐다.

㈜효성은 효성중공업,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등 9개사로 화학·중공업·섬유 중심의 계열사를 뒀다. 효성은 기존 핵심 주력 사업 강화에 주력하고, 효성중공업을 중심으로 사업 확장에 나설 전망이다. 신설 지주회사인 HS효성은 HS효성첨단소재·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S효성홀딩스USA·HS효성더클래스·HS효성토요타 등을 산하에 두고 있다. HS효성은 HS효성첨단소재를 주축으로 타이어코드 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탄소섬유 사업 육성에 나서는 등 외형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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