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이어 3분기도 적자 예상…이후에도 수익 개선 어려워
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국내 정유업계가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친환경사업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로 국제유가는 물론 정제마진까지 하락하면서 3분기 실적 반등도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배럴당 73.43달러로 지난달 평균 77.60달러보다 4.1% 하락했다. 9월 들어 배럴당 73달러로 연중 최저점을 찍더니 이후로도 이와 비슷한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일 서부텍사스유(WTI) 가격 역시 배럴달 67.67달러로 지난해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도 배럴당 71달러를 보이며 낮은 수준을 보였다. 국제유가가 하락하게 되면 정유업계는 원유의 재고평가 가치가 떨어져 손실을 입게 된다.
정제마진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렬당 –0.31달러로 전일 2.25달러 대비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석유제품 판매가격에서 원유가·운임 등 비용 등을 뺀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를 기록한다는 것은 정유사들이 원유 정제설비를 돌릴수록 손해를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에선 통상 정제마진의 손익분기점을 배럴당 4~5달러로 보고 있다.
이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석유제품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미국의 높은 정제설비 가동률에 중국·인도·중동 등의 신규 정제설비 가동이 더해진 원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중국 정유사의 정제 가동률은 고점인데, 내수로 소비되지 못한 석유제품이 시장에 풀리면서 정제마진 하락 압박이 커진 상황이다.
악재가 겹치면서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도 불구하고 정유업계의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는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을 밑돌았던 2분기 수익성이 곤두박질쳤다. SK이노베이션 석유부문 영업이익은 144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5.6% 감소했다. 에쓰오일,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도 정유사업에서 모두 적자를 냈다.
3분기 이후 수익성 개선도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국제유가는 향후 배럴당 60달러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주요 산유국 간 협의체인 OPEC+가 감산을 연장하지 않을 경우 국제유가 하락을 방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편 국내 정유사들은 등 탄소저감 신사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정유 4사는 향후 6년간 친환경 연료 분야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고 신시장 개척과 유망 품목 발굴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탄소중립 실현 노력에 발맞추고 미래 먹거리를 선점해 친환경 미래 시장을 선도한다는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