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항로 26→30 확대…아시아-유럽 항로 경쟁력 제고
총투자 60%가 친환경 부문…김경배 “글로벌 친환경 선사 도약”
매일일보 = 이상래 기자 | 국내 최대 해운사 HMM이 글로벌 톱티어 수준의 수익성 달성에 나선다. 이를 위해 글로벌 선사와 신규 해운동맹을 맺고, 7개년 23조5000억원 규모의 새 투자 계획도 세웠다.
HMM은 10일 여의도 본사에서 신규 얼라이언스 운영방안과 2030년 투자계획을 포함한 중장기 경영전략을 발표했다. 김경배 HMM 대표는 “신규 협력체제를 통해 타 협력 그룹 대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출 예정”이라며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및 친환경 경영체제 구축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해 글로벌 친환경 선사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HMM은 글로벌 주요 선사와 내년 2월부터 협력기간을 5년으로 하는 신규 협력체제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를 결성해 새롭게 출항한다. 이에 맞춰 2030년까지 총 23조5000억원을 투입하는 신규 투자계획도 함께 수립했다.
회사는 글로벌 점유율 확대보다는 수익성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치킨게임을 통한 과도한 출혈경쟁을 피하고, 영업이익률을 높이는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HMM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 21.1%를 기록해 글로벌 선사 중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러한 경영전략의 일환으로 새로운 ‘프리미어 얼라이언스 + MSC’ 협력체를 새롭게 구축했다. 기존 ‘디 얼라이언스’ 파트너인 원(일본), 양밍(대만)과 새 해운동맹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를 결성하고, 추가적으로 글로벌 1위 선사인 MSC와 선복교환으로 협력하는 방식이다.
HMM은 새 협력체를 통해 서비스 항로를 늘렸다. 미주서안 12개, 미주동안 4개, 북유럽 6개, 지중해 5개, 중동 3개 등 총 30개 항로다. 기존(26개)보다 4개 늘어난 수치다. 특히 유럽 항로의 경우 기존 8개보다 3개 늘어난 총 11개로 확대됐다. 오션얼라이언스(10개), 제미나이 협력(7개) 등 다른 해운동맹보다도 많다.
또한 해운동맹의 새 이름 ‘프리미어’에 어울리는 차별화된 최고의 서비스도 갖췄다. HMM은 단독 운영 항로인 인도발 지중해 항로를 강화하고 인도발 북유럽 항로 및 남미동안 항로 등을 신설한다. 북유럽 항로의 경우 오션, 제미나이에 없는 부산·일본·베트남 직기항 서비스를 유일하게 제공한다. 지중해 항로에서도 부산·중국·동남아·지중해 주요 거점 항만에 대한 기항 횟수를 최대 확보한다. 내년에는 인도-유럽, 아시아-남미동안 등 신규 항로 신설 계획도 세웠다.
HMM은 새로운 얼라이언스 운영에 맞춰 중장기 투자계획도 손봤다. 이번에 발표한 ‘2030 비전’은 2년 전 전략과 비교해 전체 투자 규모는 늘어나며 친환경 부문은 강화됐다.
이 회사는 총 투자 규모를 5개년(2022~2026년) 15조원에서 7개년(2024~2030년) 25조5000억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총 투자금은 10조원 이상 불어났고, 연간 평균 투자금도 3조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20% 이상 늘어났다. 최근 2년간 글로벌 해운업황이 당초 예상보다 좋은 흐름을 보여 투자 여력이 확대된 것이다. 회사는 올 상반기 현금 13조5000억원 이상을 보유하며 향후 매년 1조~1조5000억원 현금을 창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본격 가동되는 새 해운동맹의 기대감도 HMM의 과감한 투자 확대를 뒷받침했다.
또한 장기적으로 컨테이너 운송사업 중심으로 벌크 운송사업 및 통합 물류사업 영역을 확장해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컨테이너 사업(12조7000억원) △벌크 사업(5조6000억원) △통합 물류사업(4조2000억원) △친환경·디지털 강화(1조원) 등에 투자한다.
아울러 친환경 투자 비중을 기존 계획보다 확대했다. HMM은 2030년까지 전체 투자금액의 60% 이상인 14조4000억원을 친환경 부문에 투자할 방침이다. 글로벌 목표인 2050년 ‘넷제로’보다 5년 앞당긴 2045년에 달성하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