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싱가포르 판매량 전년比 2배↑…친환경車 성과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친환경차를 앞세워 일본 완성차 업체의 텃밭이라 불리는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친환경차 신흥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동남아를 적극 공략해 글로벌 기업으로 반등을 꾀하고 있다.
9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경쟁이 치열한 동남아 자동차 시장에서 친환경차로 승부수를 던지며 점유율 확보에 나섰다.
현대차그룹은 신흥 시장인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도 친환경차 보급을 늘려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 현지 '배터리 셀 합작공장(HLI그린파워)'을 지난해 6월 완공했고, 신형 전기차인 '코나 일렉트릭'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 현지 완성차 최초로 배터리 셀부터 완성차까지 현지 생산‧판매 체계를 갖춘 기업이 됐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HLI그린파워 완공식에 참석해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되고 판매되는 차들은 동남아시아 지역 잠재 고객들에게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며 "동남아시아 전체에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아울러 현대차는 지난 2022년 9월 인도네시아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 내에 인도네시아 생산법인(HMMI)을 준공하면서 아세안 시장의 교두보로 삼았다. 현재 HMMI에서는 현지 특화 전략 차종인 크레타와 다목적차량(MPV) 스타게이저, 중형 SUV 싼타페, 아이오닉5 등 4종의 차량을 만들고 있다.
현대차는 HMMI에 2030년까지 약 15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장악력을 공고히 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베트남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17년 베트남에서 현대차는 탄콩그룹과 현지에 생산 합작법인(HTMV)을 설립한 데 이어 2022년 9월에는 HTMV 2공장을 준공하는 등 판매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아이오닉5', '팰리세이드' 등을 현지에서 생산 중인 현대차는 지난달 '5세대 싼타페' 차량을 베트남에 출시해 포트폴리오를 늘렸다.
더불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1월 싱가포르에 혁신 거점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설립한 이후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HMGICS는 현대차 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생산하고 있으며, 연간 3만대 이상의 전기차 생산 역량을 갖추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 국토교통청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올해 상반기(1~6월) 신차등록대수(1557대)는 지난해 같은 기간(756대)와 비교해 106% 증가했다. 현대차는 신차등록대수가 지난해 상반기(333대)보다 182.6% 늘어난 941대로 집계됐다.
현대차그룹은 친환경차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전용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 아이오닉 5·6가 대표적이다. 세단형 전기차 아이오닉 6도 지난 7월부터 싱가포르 현지에서 생산, 판매하고 있다. 싱가포르 서부 주롱 지구에 있는 HMGICS는 제조 혁신을 위한 연구·개발(R&D)뿐 아니라 전기차 제조 기능도 동시에 갖추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싱가포르에서 단순히 차량을 파는데 그치지 않고, 현지에서 충전 사업자 17곳과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등 전기차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싱가포르의 탄소중립 정책에 발맞춰 현지 시장에서 '친환경 자동차 메이커'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싱가포르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합류해 HMGICS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져 현지 시장 공략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