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나온 임종룡, 원론 답변만…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맹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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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나온 임종룡, 원론 답변만…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맹탕'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4.10.10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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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떨어뜨려 깊은 책임감…내부 통제 강화할 것"
"손 전 회장 비호하거나 사건 은폐하려 한 적 없어"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중소기업 기후위기 대응 등의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중소기업 기후위기 대응 등의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성동규 기자  |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가 맹탕으로 끝났다는 비판이 나온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4대 금융그룹 회장 중 처음으로 국감 증언대에 서면서 은행권 안팎에서 관심이 쏠련 것이 무색할 정도다. 

국회 정무위는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금융위원회와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등을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임 회장은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의 부당대출과 횡령 등 금융사고에 대한 부실한 내부통제 시스템 문제에 대해 답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8월 손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수백억원대 친인척 부당 대출과 관련해 우리은행의 현 경영진이 불법을 인지하고도 보고‧공시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임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이 부당대출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우리은행은 손 전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을 지난해 9월쯤 인지하고 올해 1월~3월 1차 자체 조사를 진행했다. 임 회장에 보고가 된 건 3월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우리은행은 해당 사실은 금감원에 보고하지 않았다.

임 회장은 "제가 잘못해서 책임져야 할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 우리금융의 신뢰를 떨어뜨린 점에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조직의 안정, 내부 통제 강화, 기업 문화 혁신 등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차 조사 이후 사건이 엄중해 2차 조사를 진행했다"면서 "그 와중에 금감원의 발표가 있었다. 손 전 회장 등을 비호하거나 사건을 은폐하려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내부통제 강화를 약속하며 사죄의 뜻을 표했으나 원론적인 대답을 내놓는 데 그쳤다. 근본적인 원인과 개선책 등 유의미한 논의는 없었다. 정무위 국회의원들의 질의 역시 날카롭지 않았다. 

이런 탓에 금융업계 일각에선 임 회장의 이례적인 국감 출석을 놓고 현재 추진 중인 동양·ABL생명 M&A(인수·합병)를 완수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하고 있다.

금감원은 손 전 회장의 부당대출과 함께 동양·ABL생명 M&A와 관련한 적정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우리금융에 대한 기관 제재가 취해진다면 동양·ABL생명 인수는 무산될 수 있는 만큼 자세를 한껏 낮추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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