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현대차·HD현대·한화 등 밸류체인 구축에 나서
매일일보 = 최은서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와 탄소중립이 중요 화두로 떠오르면서 무탄소 청정에너지원인 수소가 주목받고 있다. 더욱이 지정학적 리스크로 에너지시장이 출렁이면서 수소가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수소 밸류체인 구축을 목표로 글로벌 기업과 협업하고 기술 개발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글로벌 수소 시장 규모는 2050년 12조달러로 확대되고 연간 4억2000만톤의 수소가 교역될 전망이다. 현재 약 45개국에서 수소전략과 로드맵을 발표했고 228개의 대규모 수소 프로젝트가 추진 중에 있다. 2030년까지 수소 생태계에 투자되는 규모도 3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예측이다.
이에 국내 기업들도 수소산업에 뛰어들며 수소 밸류체인 구축에 나서는 모습이다. SK그룹은 2021년 국내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해 2025년까지 18조50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1위 수소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2025년까지 청정 수소 28만톤 생산체계를 갗춘다는 목표와 함께 미국 수소기업 플로그파워와 합작법인인 'SK플로스하이버스'를 설립했다. 또한 세계 최초로 청록수소 대량생산에 성공한 미국 수소기업 모놀리스에 투자, 핵심기술을 확보하는 등 수소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SK E&S는 연간 생산능력이 3만톤으로 단일 액화수소 생산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인천 액화수소플랜트를 지난 5월 준공했다. SK가스는 향후 LPG·LNG복합발전소에 수소 혼소발전을 계획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미국 블룸에너지와 연료전지 법인 블룸SK퓨얼셀을 세우고 사업에 협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수소 에너지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수소에너지 대전환에 대해 '후대를 위한 것'이라는 경영철학을 밝히기도 했다. 차량 생산에 그치지 않고 'HTWO Grid' 비전을 공개하며 수소의 생산부터 저장, 운송, 활용까지 가치사슬 전반에 걸친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했다.
현대차는 그룹사 역량을 결집해 수소 생태계 구축에도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정부와 유기성 폐기물로 수소를 생산하는 합작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사업에도 적극 참여 중이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올해 말까지 친환경 물류체계인 'HTWO 로지스틱스 솔루션'을 연내 도입할 예정이다.
수소 에너지 분야에서 현대모비스는 수소지게차, 현대로템은 수소전기트램 개발을 통해 연료전지 시스템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전북 부안에 국내 최초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를 건설 중이며, 현대제철은 제조 공정에서 화석연료를 쓰지 않아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화한 '그린철강' 적기 공급을 목표로 밸류체인을 확장하고 있다.
HD현대도 친환경 에너지 확대와 연계한 수소 가치사슬 구축에 나서고 있다. 앞서 2021년에는 육상과 해상에서 수소의 생산에서 운송·저장, 활용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을 2030년까지 구축하는 '수소 드림 2030 로드맵'을 발표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8월 수소연료전지 전문기업인 HD하이드로젠을 설립했다. 수전해 기술을 활용한 그린수소를 비롯해 수소운반선, 수소연료전지 추진선 등을 개발하고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수소발전용 수소엔진을 개발, 군산 엔진 시험동에서 테스트를 진행중이며 2025년 하반기부터 트럭용 수소엔진을 양산할 계획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블루수소 생산, 수소충전소 및 연료전지 발전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그룹도 청정 수소 풀밸류체인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물을 전기로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을 확보했으며 강원도 평창에 그린수소 실증 생산 단지를 구축 중에 있다. 한화오션은 해상풍력으로 획득한 전기로 그린 수소를 생산해 수소 운반선으로 운송하겠다는 계획이다.
효성그룹도 수소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룹 내 수소사업을 주도하는 효성중공업은 국내 수소충전시스템 시장에서 20%의 점유을 차지하고 있다. 수소충전소 건립에 필요한 모든 자재를 비롯해 생산·조립·건립에 이르는 토털솔루션 사업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화학기업 린데그룹과 액화수소 생산, 운송, 충전시설 설치, 운영 등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