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서영준 기자 |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에 맞서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이 공개매수를 통해 자사주 9.85%를 매수했다. 우군인 베인캐피탈은 1.41%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측의 공개매수가 모두 종료된 상황에서 어느 쪽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해 향후 추가 지분 매수나 우호 지분 추가 확보 등을 통해 주주총회 표대결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 4일부터 23일까지 주당 89만 원에 진행한 자사주 공개매수에 204만 30주(9.85%)가 응모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공동매수자로 참여한 '우군' 베인캐피탈의 특수목적법인(SPC) 트로이카 드라이브 인베스트먼트는 29만 1272주(1.41%)의 고려아연 주식을 확보했다.
고려아연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9.85%의 지분을 자사주로 사들여 주주환원을 완수하고 이후 소각 작업을 진행해 주주가치 제고까지 이룰 계획"이라며 "자사주 공개매수의 적법성을 믿고 청약에 응해준 주주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MBK·영풍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물량 20%가 시중 유통물량보다 적다는 취지의 풍문과 마타도어를 통해 6만 원의 확정 이익이 보장된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웠다"며 "MBK와 영풍의 공개매수에 응하는 게 안전하다는 시그널을 의도적으로 확산시킨 의혹이 있다"고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그러면서 "MBK 공개매수에 응하도록 유인하고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은 주가조작과 사기적 부정거래 등 시장 교란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해 금감원 진정을 진행했고 검찰 고발도 검토하고 있다"며 "시중 유통 물량에 대해 시장 불확실성을 확대한 사실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법적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MBK·영풍은 "다수 주주들이 최윤범 회장 개인의 경영권 유지 목적으로 회사에 손해를 발생시킨 공개매수를 지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통해 고려아연 거버넌스를 어떻게 개선할지 상세히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MBK·영풍의 경우 지난 14일로 마감된 주당 83만 원의 공개매수를 통해 총 38.47%의 지분을 확보한 상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지분율은 최대 36.81%까지 늘어날 수 있다. 양측의 지분 차이가 2~3%p 정도에 불과해 경영권 공방을 위해 주식 장내매수 등의 방식으로 양측의 추가 지분 확보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