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대목 실종…악재 지속에 경영난 심화
매일일보 = 김혜나 기자 | 외식업계 대목인 연말 송년회 시즌이 다가왔지만,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으로 소상공인의 시름은 깊어지는 모습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정국으로 인해 골목상권이 직격타를 맞았다. 통상적으로 연말은 각종 송년회 등이 대거 진행돼 외식업계의 대목으로 분류되지만, 어수선한 정국으로 인해 송년회가 줄줄이 취소되며 각 식당에는 취소행렬이 이어졌다.
서울 모처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A씨는 “11월 말까지만 해도 12월 예약이 좀 있었는데, 지난주 이후로 대부분이 취소됐다”며 “예년보다 훨씬 줄어든 것은 물론이고 지금까지 장사하며 연말 예약이 이렇게 적은 적이 없었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소상공인 10명 중 9명 가량은 매출 손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연합회가 16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에서 응답자의 88.4%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응답시점까지 사업체의 총매출 감소 금액은 ‘100만~300만원’ 44.5%, ‘300만~500만원’ 29.1%, ‘500만~1000만원’ 14.9%로 조사됐다. 1000만~2000만원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6.1%로 집계됐고, 2000만원 이상 매출감소가 일어났다고 밝힌 응답자도 5.4%에 달했다.
류필선 전문위원은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소상공인들의 88.4%가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며 “예약취소와 소비 위축으로 소상공인이 송년특수 실종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형국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매출 하락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14일 “국민 여러분의 연말이 조금 더 행복하기를 바란다. 취소했던 송년회를 재개하시길 당부드린다”며 “자영업과 소상공인 골목 경제가 너무 어렵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외에도 다수 지자체가 자체 태스크포스(TF)를 꾸리는 등 골목상권 소비 확대를 호소하고 있지만 이미 취소된 예약이 많고, 송년회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는 상황이다.
연말 특수를 기대하던 소상공인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제과점 직원 B씨는 “연말 파티 등으로 단체 주문이 많이 들어왔었는데, 일부가 취소되는 바람에 매장의 타격이 크다”며 “노쇼는 아니지만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수량이 적게 나가 속상하다”고 전했다.
한편, 대규모 집회가 진행된 여의도 주변 상가는 시민들의 방문과 선결제 행렬에 힘입어 일시적으로 활기가 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