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14] 경남지사, 홍준표 마이웨이&김경수 진퇴양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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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2014] 경남지사, 홍준표 마이웨이&김경수 진퇴양난
  • 이승구 기자
  • 승인 2014.05.15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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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지지 않는 ‘김두관 중도사퇴’ 그림자…단일화로 반전 기대
4월초 후 여론조사 없을 정도 일방 판세…‘세월호’가 막판 변수

[매일일보 이승구 기자] 6·4 지방선거 경상남도지사 선거에 도전하는 후보는 새누리당 소속인 홍준표 현 도지사와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관과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을 역임한 김경수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경남도 정무부지사를 역임한 강병기 통합진보당 후보 등 3명이다.

경남은 2010년 동시지방선거에서 야권연대 단일후보 김두관 후보를 도지사로 선출한 바 있어서 ‘영남=새누리 텃밭’이란 등식이 사라지고 ‘잠재적 이변’ 가능성이 있는 곳으로 꼽히기도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변 가능성이 그리 커보이지는 않는다.

▲ 6·4 지방선거 경상남도지사 선거에 도전하는 홍준표 새누리당 후보(왼쪽)와 김경수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홍, 독단리더십 불구 지지 압도…4월초 이후 조사 없을 정도 일방 판세
김, 단일화로 반전 기대하지만 黨지도부 “통진당 안돼”…‘세월호’ 변수

故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 처음 치러진 전국단위 선거였던 2010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야권연대 단일후보로 출마한 김두관 무소속 후보가 53.5%의 과반지지를 받으면서 사상 최초의 영남권 민주계 광역단체장이 된 바 있다.

이후 민주통합당에 입당한 김두관 전 지사가 2012년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하는 과정에 야권 전반의 반대를 무릅쓰고 도지사 자리를 내던지면서 非새누리당 후보에 잠시 기대를 걸었다가 싸늘하게 식어버린 지역 민심은 2012년 보궐선거의 압도적 결과를 통해 표출됐다.

▲ 홍준표 새누리당 경남지사 후보(오른쪽)가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6회 동시지방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황우여 대표로부터 추천장을 받고 있다.

홍준표 지사는 지난 2012년 대선과 함께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62.91%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면서 당선된 바 있고, 지역 표심에 김 전 지사의 중도사퇴 충격이 아직 남아있다는 것이 경남지사 선거에 임하는 김경수 후보 진영의 가장 큰 과제로 꼽힌다.

홍 지사는 취임 이후 진주의료원 폐쇄 과정에 나타난 독선적 리더십에 대해 야권과 시민사회진영으로부터 무수히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지역민들에게는 공고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월 초순 여론조사(모노리서치, 4월 7~8일, 2천명, 응답률 6.04%) 결과를 보면 새누리당 후보가 정리되지 않은 다자구도 조사에서도 51.8%의 지지를 받은 홍 지사는 같은 시기 후보 확정을 전제로 한 조사(M리서치, 4월 8일 18~22시, 1789명, 응답률 16.86%)에서는 61.41% 지지를 얻어 9.32%의 김경수 새정치 후보와 5.42%의 강병기 통합진보당 후보를 압도했다.

김 후보는 최근 인터뷰에서 격차가 많이 좁혀진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초반구도 자체가 압도적이어서 그런지, 4월 초순 이후 경남지사 후보 지지율에 대한 언론사 공식 여론조사 자체가 진행되지 않았고, 그 사이 민심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가늠할 지표는 사실상 없다.

공고해보이는 이 구도에 균열을 일으킬만한 대형 이슈는 ‘세월호 참사’가 거의 유일해보이는 상황. 김 후보는 김두관 전 지사가 당선됐던 2010년처럼 야권연대를 통한 후보단일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당 내외적 상황으로 인해 여의치 않아 보인다.

단일화가 과연 성사되는지 여부와 함께 노 전 대통령의 고향 경남 김해와 더불어 공업 지역으로서 노조원이 많은 창원·거제 등을 중심으로 야권 후보가 얼마나 선전하느냐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한편 새누리당의 전신 한나라당 대표를 역임한 홍 지사는 경남 창녕 출신으로 고려대를 졸업하고 검사 생활을 시작했는데, 특히 검사 시절 자신이 맡았던 카지노 범죄 수사가 SBS드라마 ‘모래시계’로 제작되면서 ‘모래시계 검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또한 그는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당시 후보진영에 대한 저격수로 활약하고, 2007년에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BBK 의혹을 방어하는 등 ‘쌈닭’ 이미지가 강하다.

지난 2012년 보궐선거로 경남지사가 된 이후에는 ‘도립 진주의료원이 강성 노조의 폐해로 만성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며 폐업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결과적으로 국회 국정조사를 가동케 하는 등 중앙 정치무대에 나름의 ‘존재감’을 재삼 과시했다.

이번 새누리당 경남지사 경선에서는 현직 프리미엄이라는 이점과 그동안 중앙정치무대에서 쌓아온 인지도로 인해 친박(친박근혜) 주류의 노골적 지원을 받은 박완수 전 창원시장과의 접전 끝에 결국 본선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다.

홍 지사는 후보로 선출되자마자 차기 대권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내비쳤는데, 이번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할 경우 대권도전을 향한 그의 행보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홍 지사는 △경남미래 50년 전략사업 △진주의료원 건물의 경남도 서부청사 활용 △작은영화관과 공공도서관 통합서비스 확대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왼쪽)와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오른쪽)가 문재인 중앙당 공동선대위원장과 함께 2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노무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김경수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통하는 대표적 친노(친노무현) 인사로 경남 고성 출신이고, 진주에서 초·중·고를 나와 서울대 인류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참여정부에서 연설기획비서관, 공보담당비서관을 지내면서 노 전 대통령의 메시지 관리를 전담했다고 인정받는 인물이기도 한 그는 노 전 대통령 퇴임 후 봉하마을로 함께 내려와 현재까지도 지역 사회와 계속 교류하고 있다.

김 후보는 △항공우주·나노융합·로봇 등 미래성장동력 육성 △진주의료원 재개원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번 경남지사 선거에서 세월호 참사 이외에 승부의 가장 큰 변수는 야권 후보의 단일화라는 게 지역 정가의 일관된 관측이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도부 차원에서 통합진보당과의 어떠한 연대와 단일화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김경수 후보는 지난 10일 선대위 출범식에서 “강병기 후보는 김두관 경남지사 때 정무부지사를 한 분으로, 함께 연대하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한 바 있어서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이다.

경남 진주 출신인 진보당 강병기 후보는 농민운동에 몸을 담은 후 2006년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2010년 김두관 지사 시절 정무부지사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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