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인천지검 특별수사팀은 수백억원대 횡령·배임 및 조세포탈 혐의로 유 전 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검찰은 유 전 회장에게 이날 오전 10시까지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을 통보했지만 유 전 회장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불응했다.이에 따라 검찰은 체포영장 청구 절차를 건너뛰고 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주요 피의자에 대해 소환 조사하지 않고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검찰 관계자는 “자녀들의 연이은 불출석과 잠적 등 그간의 수사상황, 유 전 회장의 계열사 임직원에 대한 영향력 등에 비추어 유 전 회장이 도망 및 증거 인멸 우려가 크다고 판단돼 오늘 오후 곧바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영장실질심사 일정이 잡히면 법원은 구인장을 발부한다. 구인장은 통상 실질심사 출석이 기대될 경우 법원 앞에서 집행하지만 잠적 우려가 있으면 강제 구인 절차에 착수할 수도 있다.만약 유 전 회장이 예정된 실질심사에도 불출석하면 법원은 구인장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검찰 관계자는 “법원은 독립된 사법기관이고 (유 전 회장은) 실질심사 등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변론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만큼 종교 지도자이자 유력 기업 회장으로서 신분과 지위에 걸맞은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이 경기도 안성 소재 금수원 내에 머무르고 있을 것으로 파악했지만 수사가 시작되면서 이미 금수원을 빠져나갔을 가능성도 염두해 둔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들이 공권력의 강제 진입에 대비해 금수원에 집결한 것과 관련 “일부 신도들이 종교를 탄압하는 불공정한 수사라고 비난하면서 일체의 법집행을 거부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고 철저하게 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검찰에 따르면 유 전 회장은 청해진해운 등 여러 계열사를 경영하면서 수백억원의 회사 자금을 횡령하고, 배임·탈세 등의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검찰은 세월호 참사 이후 청해진해운과 관계자들을 조사한 결과 회사 자금이 뚜렷한 이유없이 유 전 회장 일가로 흘러들어간 사실을 확인했다.회사의 재무구조가 악화돼 세월호 안전과 인력관리에 필요한 투자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못한 점이 사고 원인으로 이어졌다고 검찰은 판단했다.한편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씨에게도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까지 영장이 청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유대균씨) 검거에 필요한 자료를 인천지방경찰청에 충분히 인계했고 전국 경찰이 협심해 그를 검거하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대균씨는 지난 12일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검찰은 대균씨에 대해 A급 지명수배를 내리고 밀항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 전국 밀항 루트를 면밀히 점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