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지희 기자] 필리핀 경찰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를 전담 수사하는 '코리안 데스크'를 연내에 10곳 추가할 계획이다.
레나토 굼반(54) 필리핀 경찰청 납치전담수사국장은 지난 9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인터뷰를 하고 "세부와 보라카이 등 관광지를 비롯해 팡가시난과 메트로마닐라 시티 등지에 코리아 데스크 10곳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경찰청의 초청을 받고 국내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 최근 방한했다.
코리안 데스크는 필리핀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살인과 납치 등 강력 사건이 기승을 부림에 따라 필리핀 경찰이 우리나라 경찰과 공조해 한국인 관련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설치한 조직이다.
지금은 필리핀 경찰청에만 코리안 데스크가 설치돼 있고 우리나라 경찰 주재관 한 명이 파견 근무를 하고 있다.
필리핀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리 교민 10만명이 거주하고 있고 매년 한국인 관광객 100만명 이상이 방문한다.
그러나 작년에만 우리나라 국민 12명이 현지에서 피살된 데 이어 올해에도 이번 달까지 모두 8명이 목숨을 잃었다.
굼반 국장은 "새로 만들어지는 코리안 데스크에는 한국어를 잘하는 필리핀 경찰을 배치할 계획"이라며 "한국 경찰에도 파견 경찰관을 증원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인력 파견에 더해 코리안 데스크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코리안 데스크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하는 방안을 기획재정부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굼반 국장은 작년 우리나라 관광객을 대상으로 납치 강도 행각을 벌였던 강도단을 전원 검거하는 등 우리나라 국민 보호에 이바지해 왔다.
그는 "필리핀에서 납치 등 범죄를 피하려면 공인된 회사의 택시를 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굼반 국장과 함께 방한한 헬렌 델라 크루스 필리핀 경찰청 코리안 데스크장은 "공항에는 한국인을 위해 안전한 택시 정보 등을 제공하는 핸드북이 배치돼 있다"며 "택시를 타고나서는 핸드북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어 자신이 탄 택시 차량번호 등을 알려주면 범죄 피해를 당하더라도 빨리 대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