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맞벌이 부부, 아이는 어디에 맡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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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맞벌이 부부, 아이는 어디에 맡길까?
  • 배나은 기자
  • 승인 2015.02.0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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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색 맞추기용’ 운영 많아...신한은행 “어린이집 운영 사항은 ‘대외비’”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대다수 시중 은행들이 구색 맞추기 용으로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 등 시중 주요 은행들은 모두 하나 이상의 직장 내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현행 영유아보육법은 상시 근로자 500인 이상이거나 여성 근로자 300인 이상인 사업장은 직장어린이집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중 은행들은 모두 대상에 해당되는 셈이다.

현재 하나은행은 크게 두 가지 형태의 보육기관을 통해 임직원들의 자녀를 돌보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차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푸르니어린이집의 경우 중구 을지로와 성북구 안암동, 대전 대덕구 오정동, 양천구 목동에 위치해 있으며 총 200명 가량의 어린이를 돌볼 수 있는 시설을 구비하고 있다.

또 한국 IBM과 검색엔진 네이버로 유명한 NHN 등과 공동으로 출자해 설립한 공동 어린이집 역시 서초동과 분당구 이매동, 일산구 장항동, 수지구 동천동에 위치해 있다. 총 보육 가능 인원은 765명이다.

총 보육교사 인원은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으나 연령이 낮아질수록 교사 대 학생의 비율이 낮아지는 만큼 현재 0세반의 경우 12명의 아이를 4명의 보육교사가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의 경우 상암동에 우리어린이집 행복점을, 성수동에 우리어린이집 사랑점을 운영하고 있다.

행복점의 이번 새학기 보육교사 인원은 11명이며 해당 지점의 최대 어린이 수용 인원은 48명이다. 교육교사 한 사람당 평균 4명의 아이를 돌보게 되는 셈이다. 사랑점의 경우 10명의 교사가 최대 49명의 어린이를 돌볼 수 있다.

그러나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을 제외한 시중 은행들의 자체적인 보육기관은 단 한 곳에 지나지 않았다. 임직원의 규모를 따져 본다면 터무니없이 적은 숫자다.

현재 농협은행의 경우 서울 서대문에 위치한 농협중앙회 차원에서 운영하는 통합 어린이집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해당 어린이집은 농협은행, 농협카드, 농협생명보험과 농협손해보험 등 계열사 임직원들이 전부 이용한다는 의미다. 2015년 공고 기준 총 수용 가능 어린이 인원은 49명이며 교사는 9명이다. 교사 한 명당 5명 가량의 아이를 돌보는 셈이다.

국민은행은 지난 2007년부터 대전콜센터 신사옥에 어린이집을 오픈해 운영 중이다. 총 어린이 수용 인원은 49명이며 교사 수는 비공개다. 현 시점에서 서울에 운영되는 어린이집은 없다.

다만 은행연합회 차원에서 각 은행에서 출자금을 걷어 만들고 운영하는 형태의 어린이집은 현재 두 군데가 있고, 올해 2곳 더 추가 개설될 예정인 만큼 어린이집 이용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은행 업계 1위 신한은행의 경우 어린이집 운영 사항이 ‘대외비’라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측은 “현재 어린이집은 일산에서 한 군데 운영되고 있고, 그 이외의 사항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직원은 정규직과 계약직을 포함해 지난해 9월 30일 기준 1만4570명에 달한다.

이처럼 벌금을 면하는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는 부족한 은행권 어린이집 운영 상황에 은행권 맞벌이 직원들은 어느 정도 체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직원은 “최근 폭력사태 등 문제가 불거지면서 가능하면 직장 내 어린이집을 이용하고 싶지만 인원 대비 협소한 시설로 워낙 대기자가 많아 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다”며 “처음부터 포기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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