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로 교통이 마비된 27일, 서울에 직장을 둔 이동선(35)씨는 큰 봉변을 당했다. 이날 오전에 회사에 중요한 미팅자리가 있었지만, 그는 그 자리에 참석을 하지 못했다. 갑자기 내린 집중호우로 교통이 마비된 탓에 그는 출근조차 포기했다.
인천 부평에 사는 김진숙(41)씨는 최근 걱정거리가 하나 늘었다. 아이들 옷가지며 남편 와이셔츠 등 빨래감이 잔뜩 싸였지만, 빨래를 제때 돌리지 못하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내린 비로 세탁기를 돌릴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남편의 와이셔츠와 아이들의 옷은 그때 그때 세탁소에 맡겼다.
김진숙씨는 "이번 여름처럼 장마가 긴 적은 기억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7월 한달동안 인천지역에 비가 내린 날은 19일에 달한다.
인천기상대에 따르면, 7월 한달동안 비가 내린 날은 총 19일이며, 총 843.2mm의 비가 내렸다.
일각에서는 길어지는 장마의 원인으로 아열대 기후로의 변화를 꼽았다.
권원태 국립기상연구소장은 "지난해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역대 최고기록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도 10년씩 끊어서 보면 2000년대가 가장 따뜻했던 시기로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같은 추세라면 우리나라가 2070년쯤 아열대 기후에 속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아열대 기후로의 진입과 이번 폭우와의 연관은 다소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상청은 이번 호우는 한반도 내 북동쪽의 차고 습한 공기가 한반도 내 남쪽의 덥고 습한 공기의 세력 확장을 저지하면서 기압계의 움직임이 정체된 상황에서, 한반도 밖 북서쪽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빈번하게 유입돼 서로 성질이 다른 공기들이 충돌하는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중부 지방에 쏟아진 비는 대기 불안정에 의한 것일 뿐 고기압간 전선이 형성되는 장마와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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