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공사 진행을 위해 공권력 투입 후 대규모 연행 사태로 공포 분위기가 조성됐던 서귀포 강정마을(해군기지 예정지)에 평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3일 강정마을 일대에서는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마을주민과 군사기지범대위 등 시민사회단체 등이 주관하는 '제주 해군기지 반대와 구럼비 해안 보전을 위한 대규모 문화축제'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강정천 인근 운동장과 강정마을 일대에서 올레 길 걷기, 구럼비 순례선언, 평화콘서트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행사 참석차 ‘평화비행기'에 몸을 실은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을 비롯, 평택 대추리 주민·용산 참사 가족 등 탑승자 200여명은 비행기에서 내린 후 공항 대합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이뤄진 공권력 투입을 맹비난하며 해군기지 전면 백지화를 요구했다.
서울과 부산, 대구 등에서 도착한 이들은 준비된 버스 6대에 옮겨 탄 후 강정마을로 향했다.
또 행사 참가자들로 구성된 구럼비평화순례단은 이날 오후 “폭력과 전쟁과 탐욕이 제주에서 나갈 때까지 함께하겠다"며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구럼비순례선언을 진행했다.
제주 곳곳에서도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어른들과 아이들이 제주시 종합경기장과 각 지역에서 출발한 평화버스를 타고 속속 강정마을로 들어섰다.
이날 행사 참석자들은 대략 2000명 내외로, 이들은 법환포구~일강정 바당올레~구럼비를 잇는 올레길을 걷는 등 강정마을을 순회했다.
대규모 집회를 우려한 경찰의 움직임도 분주했다.
경찰은 이날 현지에 광주경찰청 소속 기동대 3중대 230여명을 증강했다. 앞서 배치된 서울지역 기동대와 제주 경찰력 등과 합쳐 16개 중대 1400여 명에 이르는 경력이다.
이날 경찰의 채증을 반발하던 반대측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의 강력한 항의로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일순간 긴장감이 흐르기도 했다.
결국 강정마을에서 중덕으로 내려가는 길목에서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참가자 1명이 연행됐다.
참가자들은 오후 8시 현재 '놀자 놀자 강정 놀자' 평화 콘서트에 참석해 강정의 평화를 기원하고 있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김재윤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도 행사에 참석해 마음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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