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이전에 신당과 통합해야”
상태바
“설 이전에 신당과 통합해야”
  • 최봉석 기자
  • 승인 2008.01.22 13: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상천 민주당 대표 “새로운 정당구도와 정치 패러다임 필요”

▲ 박상천 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합민주신당과의 통합과 함께 당을 대대적으로 쇄신, 중도개혁 통합정당을 만들어 참신한 인물을 영입해 총선에 임하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
[매일일보닷컴]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통합론이 또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통합론이 재차 급부상하는 배경에는 총선에서 ‘각개약진’할 경우 “대패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

실제 양당의 텃밭인 호남에서는 틈새를 노린 무소속 후보들의 약진이 예상되고, 수도권에서는 표의 분산으로 한나라당에 완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통합의 구체적인 방법으로는 현실적인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공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물갈이’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 박상천 대표는 지난 22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히고 “설 이전 신당-민주당 당대당 통합”을 공식적으로 제안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신당은 지난번 실패를 감안해 일단 신중한 입장이지만 통합이 공론화되면 신계륜 사무총장이 ‘메신저’로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박상천 대표는 22일 “제18대 총선을 앞둔 현재의 정당구도는 차기 집권당인 한나라당이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독주하고 있고 견제해야 할 야당은 분열돼 있다”면서 한나라당의 일당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민주당과 대통합신당의 통합 △내부쇄신을 통한 참신한 인물 영입을 공개 제안했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집권당과 성격이 같은 또 하나의 보수정당이 창당을 앞두고 있는 등 현재의 정당구도로 총선이 치러질 경우 차기 집권당인 한나라당은 개헌선을 넘는 국회의석을 확보할 것”이라며 “총선이 70여일 앞으로 박두했으므로 통합은 설날 이전에 마무리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 세력의 상징이었던 민주당이 양분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박 대표를 비롯한 현 지도부 등 호남권 주류가 설 이전에 신당과 통합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범여권의 통합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은 신당 측 인사들과 다양한 경로를 통해 통합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는 까닭에, 양측은 별도의 협상단을 구성하지 않고 양당 사무총장 라인을 통해 본격적인 통합 협의를 진행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의 제안에 대해 신당은 “정책노선이 유사한 통합을 통해 강력한 야당을 이뤄야 한다는 취지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그러나 지난해 몇 번의 통합 노력이 무산된 경험을 고려할 때 신중하고 진지한 대화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언급, 협상 전망에 ‘파란불’이 켜져 있지만 공천 지분 등에 대한 물밑 조율 과정에서 협상의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정치전문가들은 지난 17대 대선 직전 추진됐던 양측의 통합논의 과정에서 당내 지분 논란으로 인해 협상이 최종단계에서 결렬됐던 만큼, 이번 역시 공천 지분에 대한 조율여부가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 대표는 회견에서 이 같은 점을 의식, “17대 대선이 민주개혁진영의 대참패로 끝난 원인은 민주개혁진영 지도층의 오판에 있었다. 민주개혁진영의 일원인 민주당 대표로서 이러한 결과를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른바 ‘내부 쇄신’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구체적으로 “현재의 정당구도에서 양대 정당으로 도약할 수 있는 강력한 중도정당을 건설하려면, 중도개혁성향의 정당 간 통합과 통합된 정당의 내부쇄신이 필요하다”면서 “통합은 우선 중도개혁정당의 역사적 정통성과 정체성을 갖고 있는 민주당과 현역의원의 과반수와 당원의 대다수가 중도개혁성양인 대통합민주신당간에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쇄신은 총선에서 한나라당과 대결할 때 밀리지 않기 위해 필요하다”면서 “총선까지 시간이 없음으로 정당권 밖의 중도개혁인사들은 지속적인 영입작업을 통해 결집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국민이 바라는 깨끗하고 능력있는 인물을 총선에서 공천해야 비로소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고 최소한 개헌 저지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 통합을 추진하긴 하되 혹시나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공천 문제는 ‘물갈이 방식’, 즉 ‘대대적인 공천혁명’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선 참패의 원인과 관련, “지난해 8월 노무현 정권 계승정당으로서 대통합민주신당을 결성했을 때 이미 예정된 것”이라면서 “특히 민주당은 당시 열린우리당 내의 중도개혁 의원들과 탈당한 의원들을 합쳐 의원 80여 명 규모의 중도개혁정당을 준비하고 있었으나 전ㆍ현직 대통령의 개입으로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따라 “한나라당의 일당 독주를 견제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하고 실현시킬 정당 구도를 만들려면 50년 정통민주정당인 민주당을 토대로 강력한 중도개혁 정당을 출범시켜 4월 총선을 통해 양대 정당으로 도약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중도개혁정당이 양대정당이 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대선참패 이후의 국내 상황이 중도개혁 정당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 △중도개혁정당의 양대 정당 도약은 국제 환경의 변화로 인한 ‘시대적 흐름’이 되었다는 점 △중도개혁 대 보수의 양대 정당구도가 정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토대가 된다는 점 등을 지목했다.

박 대표는 이와 관련 “21세기 세계화시대의 진보는 중도개혁주의”라면서 “경제성장에 의한 일자리 창출을 하지 못하는 구식진보노선으로는 서민 등 소외계층을 보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국민을 먹여 살리지 못하는 진보가 국민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는 중도개혁주의자로 변신한 한 유럽 진보성향 학자의 말을 빌려, “평등을 최우선 가치로 하는 구식 진보노선으로는 기업과 교육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통합이 어느 정도 돼 있는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선 “교감은 있었으나 미리 통합 조건이 공표될 경우 난항이 예상되기 때문에 발표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현재 통합에 대한 ‘합의’가 아니라 통합을 한다는 ‘교감’ ‘원칙’에만 합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천기준’과 관련, “깨끗하고 의정활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을 기준으로 공천하고 국민에게 통합된 정당을 찍어줄 것을 호소할 것”이라면서 “자격에 미달된 사람은 계파라는 이유로 공천하지 않을 것이다. 한나라당을 물리칠 수 있는 사람을 고르는 게 현실적인 작업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신당 우상호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박 대표의 기자회견 직후 “정책노선이 유사한 통합을 통해 강력한 야당을 이뤄야 한다는 취지에 동의한다”면서 “그러나 지난해 몇 번의 통합 노력이 무산된 경험을 고려할 때 신중하고 진지한 대화가 조용히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 대변인은 “박 대표의 말씀대로 우리 세력의 과제는 통합과 쇄신, 작은 정치적 이해관계를 뛰어 넘은 통합”이라면서 “이런 통합을 이뤄낼 때 국민이 사랑해줄 것이다.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좋은 결실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물갈이 통합론’에 대한 반발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지난 대선 때 한바탕 홍역을 치르면서 결국 통합에 실패했던 양당이 총선 생존을 위한 통합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