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권희진 기자]공용 공간에서 시작된 화재로 임차인이 피해를 입었다면 소유주에게 일정 부분 배상 책임이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동부지법 민사5단독 최주영 판사는 PC방 주인 반모(31)씨가 건물주 조모(57)씨를 상대로 "건물 화재로 입은 피해를 배상하라"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170여만원을 배상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건물과 집기류 관리에 소홀해 임차인이 피해를 봤다면 소유자에게 배상 책임이 있다"며 "건물 공용 부분에 폐지 등이 방치돼 있어 화재가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는 건물의 소유자로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발화지점이 공용 공간이기에 임차인으로서도 불이 커질 위험이 있는 폐지 등을 제거해야 할 의무가 있는 점으로 볼 때 피고의 책임을 6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1일 오후10시께 조씨 소유의 서울 강동구 성내동 건물 공용주차장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화재가 발생해 폐지 등에 불이 옮겨 붙었다.

이 불이 반씨의 2층 PC방에까지 번져 컴퓨터와 천정 등을 태우자 반씨는 공용 공간에서 발생한 화재로 피해를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